종합
필수人

"인격 존중해주길" 사회를 깨끗하게 하는 사람들

우리 사회에서 당장 없어서는 안 되는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국회의원, 고위 관리직 모두 아니다.
사회 필수적인 존재, 바로 이 사람들이다.

  • 구성 및 제작= 뉴스큐레이션팀 오현영

    입력 : 2017.07.17 08:55 | 수정 : 2017.07.21 11:39

    각 지자체, 지역별, 기관별, 고용업체별로 많은 환경미화원 혹은 청소노동자들이 매일 구슬땀을 흘린다. 그들이 하루라도 없으면 사회는 쓰레기장이 돼버릴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하는 일의 무게와는 달리, 사회적 인식은 아직도 너무나 가볍다.

    /성형주 기자

    관할구역 내의 공공장소나 거리에 있는 폐기물을 빗자루와 운반 차량을 이용해 청소한다. 일정 구역을 돌면서 상가나 주택가의 쓰레기를 수집한다. 휴지통이나 쓰레기 투여 지정 장소에서 쓰레기를 옮겨 담아 비우고 운반한다. 임시 적재소에서 수집한 쓰레기 중에서 재활용품을 구분, 분류한다. 재활용품은 별도의 수거 차량에 적재하여 재활용센터, 재활공장으로 운반한다. 음식 쓰레기와 폐기되어야 할 쓰레기는 소각장이나 매립장으로 운반한다. 쓰레기 수거 차량을 운전하여 작업하기도 한다. (한국직업사전 / 고용노동부 한국고용정보원 워크넷)

    서울시는 지난 2014년 10월, 25개의 자치구와 함께 '종량제 수수료의 투명한 관리, 종량제 수수료 현실화, 공정한 청소업체 선정' 3가지를 통해 청소서비스 질 강화 및 대행업체 환경미화원의 복지를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후, 현장은 얼마나 개선됐을까.

    주 6일 근무, 월급은 7년째 200만 원 못 미쳐
    열악한 휴게실 환경, 기본적인 화장실조차 없어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 5시. 환경미화원 A씨는 왕복 6차선 도로 가장자리에서 빗자루를 들고 바닥을 쓸고 있었다. "대부분 새벽부터 시작해. 주말이 지난 월요일은 청소량이 평소보다 많기도 하고, 자칫 출근시간과 청소시간이 맞물리면 정해진 구역 청소를 못 할 수도 있거든." A씨가 속한 구의 청소 시작 시각은 오전 6시임에도 불구하고, 1시간 전부터 대부분의 환경미화원이 청소를 시작한다.

    "왜 이 일을 시작했냐고요?
    고정 월급 받을 수 있는 일이니까.
    근데 이거 아무나 못 해요.
    사람들이 쓰레기 봉투 안에 유리병
    깨진 거, 이쑤시개도 막 넣잖아요.
    저도 많이 찔려봤어요."

    A씨와 동료들은 일주일 중 각자 정한 하루만 쉬고 주 6일을 일한다. 휴일에 따라 주당 39시간 또는 40시간 일을 하게 되는데, 이 시간 안에는 토·일요일도 포함된다. 근로기준법 제56조에 따르면 '사용자는 연장근로와 야간근로(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사이의 근로) 또는 휴일근로에 대하여는 통상임금의 100분의 50 이상을 가산하여 지급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A씨가 속한 청소대행업체는 주말을 제외한 이른바 '빨간 날'인 법정 공휴일에만 휴일근로수당을 지급한다. 각종 수당을 포함한 한 달 급여는 7년 전부터 지금까지 대부분 200만 원이 채 되지 않는 금액이었다.

    A씨가 쉬는 환경미화원 휴게실 주방 모습. /김인한 더 나은 미래 청년기자

    아침 청소를 마친 A씨는 한 달 식비 12만 5000원을 아끼기 위해 준비해 온 도시락으로 매일 아침과 점심 두 끼를 해결한다. A씨가 속한 자치구의 가로 청소 예산은 작년 대비 5.7%가량 늘어났는데, A씨의 기본급은 3.7% 상승에 그쳤다. 회사에서 지원하는 한 달 식비도 4년째 12만 원대다.

    "종량제 봉투값? 많이 올랐죠.
    근데 우린 그 돈 어디갔는지 몰라.
    올라간 만큼 우리 월급도
    올라야 하는데"

    A씨가 이용하는 휴게실에는 기본적인 화장실조차 없었다. A씨는 "화장실이 없어 용변을 샤워실에 봐야 하는 상황도 있다"며 "배가 아플 땐 주변에 있는 화장실을 사용하는데 이마저도 쉽게 사용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환경미화원 근로 특성상 땀을 많이 흘리고, 근무복에 오물이 묻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2014년 '청소 대행 체계 3대 혁신안'을 발표하면서 청소 대행업체 환경미화원 휴게실 수를 직영 환경미화원 휴게실만큼 늘리고, 근로 여건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휴게실 여건만 봤을 땐 달라진 게 없었다.

    그래픽= 신현정

    7년째 월급 200만 원 제자리… 청소하는 이유 "家長 책임감"

    사람들이 자신의 편의를 위해 마구잡이로 버리는 각종 폐기물은 환경미화원들을 힘들게 한다. 각종 행사나 명절, 휴가철이나 관광객들이 지나간 이후의 공간을 정리하고 청소하는 일을 도맡고 있는 환경미화원들은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구슬땀을 흘린다. 이들의 손으로 도시는 다시 쾌적한 환경을 회복하고 활기를 띤다. 하지만 그들의 노고를 인지하고 있는 사람들은 아직 부족하다.


    환경미화원 체험을 해본 본사 기자는 가을철 낙엽 청소를 체험해봤다. 3시간 30분 동안 낙엽길을 쓸었더니 형광색 작업복 안에 입은 얇은 티셔츠가 온통 땀으로 젖었다고 했다. 미화원들이 한겨울에도 반소매를 입는 이유다.

    대학교 환경미화원들은 반복되는 청소와 쓰레기 처리, 유리창 닦기 등 수많은 공간의 정리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탈의실, 휴게실 등은 눈에 안 띄는 곳에 열악하게 마련되어 있었고 식사 시간까지 여유롭지 못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미화원 체험을 직접 해본 인턴기자는 학생들이 반갑게 인사할 때, 얼굴이 환해지는 미화원을 보았다. 미화원들은 "일을 제대로 하는 것만큼이나 인격적인 대우를 받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매일 이른 새벽 출근해 주 6일 근무를 24년간 하다 쓰러져 숨진 환경미화원 장 씨에게 업무상 재해가 인정됐다. 재판부는 장 씨가 약 24년간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해오며 만성피로에 시달리고 스트레스가 컸다며, 업무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장씨는 그동안 공중화장실 관리, 재활용품 수집 등으로 아침 일찍 일을 시작해 추위와 더위, 햇볕에 노출되는 야외에서 근무하고 그 시간 내내 육체노동을 했으며, 매일 2~3시간씩 초과 근무도 했다"고 밝혔다. 또 "쓰레기 무단투기자를 적발하는 과정에서 주민들로부터 무시를 당하거나 항의를 받는 등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사회의 궂은일을 맡아서 하지만, 넉넉한 마음으로 남을 돕는 미화원들의 선행도 종종 뉴스에 오른다. 이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는 각박한 현실에서 소소한 감동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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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급 의료진 편이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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