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졌던 최악의 영화 '클레멘타인'을 소환하는 영화" "시간 가는 줄 알고 봤다"
지난 28일 개봉한 영화 '리얼'에 대한 소문이 흉흉하다. 150억원이 들어갔다는 얘기가 있지만, 화면에서 좀처럼 돈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다, 김수현에 대한 팬심이 아무리 커도 이건 봐주기 어렵다 등등. 영화 '리얼'이 개봉한 28일 재빨리 영화를 본 기자 셋이 이 영화를 두고 얘기했다. 영화를 보는 것만큼이나 이 영화에 대해 얘기하는 게 쉽지 않았다.
"굉장히 집중해서 봤는데, 영화관 나갈 때까지 이해가 안 돼서 내 머리가 어떻게 된 건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전 아직도 김수현이 1인 몇역을 한 건지 정확히 모르겠어요."
"영화 내용이 뭔지 몰라서 짜증이 나려 할 때마다, 선정적인 장면이 배치돼 있어요."
"굉장히 야한 외국 힙합 뮤직비디오 같은 느낌이에요. 정말 의미 없는 선정적인 장면들이 나와서…"
"115억을 보디 페인팅한 무용수와 TV 사는 데 다 쓴 게 아닐까 싶어요."
"분명히 배우들은 연기도 나쁘지 않고 제 역할 열심히 하고 있는데, 그런데도 영화가 너무 웃깁니다. 웃긴 영화 장르가 아닌데."
"약물로 자아가 분열되는 걸 보고 싶으면 지킬 앤 하이드를 보시고, 분열된 자아끼리 싸우는 걸 보고 싶으면 옹고집전을 보는 게 훨씬 낫습니다. 그게 주제의식이 훨씬 잘 살아 있어요. 재미도 있고요. 차라리 이 배우들 데려다가 옹고집전 찍었으면 감독이 하고 싶은 말이 훨씬 잘 표현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마음을 비우고, 잘생기고 연기 잘하는 배우들 보러 온 거다 라고 생각하면 그나마 좀 나아요."
"마지막 액션 장면에선, 극장 내에 있던 관객들이 박장대소했어요. 엑소 뮤비처럼 빨간 옷을 입고 발레를 하고 있으니."
"수압이 심한 곳에서 심해어가 헤엄치는 것 같았어요."
아무리 들어도 대체 이 영화가 왜 그런지 알 수 없는데, 이런 말까지 나왔다.
"분명 진지한 영화인데, 영화 보고 운 사람이 김수현밖에 없네요."
15년 전 110억원을 들여 만든 영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이 형편없는 연출 때문에 처참하게 망했을 때, 흥행 실패 그 자체가 감독의 숨겨진 의도였다는 해석이 나왔었다. 시대에 만연한 황금만능주의와 자본의 횡포를 조롱하기 위해 110억원을 아무 의미 없이 허공으로 날린 거라고. 110억원 들여 이따위 걸 만든 건 그 이유 말고는 설명할 방법이 없다고.
'리얼' 또한 마찬가지다. 자본주의를 비웃으려 일부러 110억원을 탕진하는 퍼포먼스를 벌인 게 아니라면, 왜 이런 영화가 나왔는지 설명할 방법이 달리 없다. 공들여 만든 게 이 정도일 거라 생각하고 싶진 않다. 도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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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30. 11:47업데이트 2017.06.30.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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