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부패와 권력 남용 등의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보시라이(薄熙來·68·사진) 전 충칭(重慶)시 서기가 올 초 간암 판정을 받고 가석방됐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수감 생활 4년 만이다. RFA는 보시라이 가족과 가까운 해외 소식통을 인용해 "보시라이가 올 초 수감 생활을 하고 있는 베이징 친청(秦城) 교도소 의사들로부터 간암 확진을 받은 후 가석방됐다"고 전했다. 보시라이는 랴오닝성 다롄 인근 방추이(棒捶) 섬의 한 의료시설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롄시에서 동남쪽으로 5㎞ 떨어진 방추이섬은 경치가 뛰어난 휴양지로 저우언라이(周恩來), 덩샤오핑(鄧小平), 장쩌민(江澤民) 등 중국 지도부가 자주 찾던 곳이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수술 불가 상태의 간암 말기 판정을 받은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劉曉波)도 가석방한 바 있다. 그러나 보시라이는 류샤오보와 달리 간암 초기 단계로 최고 수준의 의료 시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RFA는 주미 중국대사관에 이 소식통의 주장이 맞는지 여부에 대한 확인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보시라이는 중국 8대 혁명 원로인 보이보(薄一波) 전 부총리의 아들이다. 혁명 원로나 고위 인사의 자제로 구성된 태자당(太子黨)의 선두 주자로, 2012년 18차 당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 발탁이 유력시됐던 인물이다.
하지만 측근인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시 공안국장이 2012년 2월 쓰촨성 청두 주재 미국 영사관을 찾아가 망명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보시라이의 아내 구카이라이가 2011년 11월 영국인 닐 헤이우드를 독살했고, 보시라이가 아내의 범죄를 은폐하려 한 의혹이 드러났다. 보시라이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취임한 2013년 기소돼 종신형을 선고받고 지금까지 친청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해왔다.
입력 2017.06.29.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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