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해외 학자 협력해 한국학 지평 넓혀야"

    입력 : 2017.06.28 03:06

    '한국학의 과거, 현재… ' 토론회
    "한국학 양적으로 팽창하면서 분과 학문별로 너무 전문화… 전공 넘어선 학제적 관점 필요"

    "1960년대 내가 구미(歐美)에서 한국 역사를 공부하기 시작했을 때 한국에서는 한국인끼리 연구하는 '국사(國史)'가 보호되고 있었다. 당시 서구 학계에서 한국은 무시할 만한 존재였다. 지난 50년 동안 '한국학(Korean Studies)'은 다양한 교육 내용과 늘어가는 연구서 목록이 말해주듯 구미 대학에 자리 잡았지만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지난 26일 오후 고려대 경영대 LG-POSCO관 수펙스홀에서는 세계 최대의 아시아 관련 학회인 AAS(Association for Asian Studies)가 아시아 현지를 순회하며 개최하는 'AAS-in-Asia'의 특별 프로그램 '한국학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토론회가 열렸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이사장 이시형)이 후원한 이 토론회는 구미 한국학계의 원로인 마르티나 도이힐러(82) 런던대 명예교수(한국사)를 비롯해 해외 대학에서 한국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중진·중견 학자들이 참여해 한국학의 과제와 방향을 놓고 머리를 맞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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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학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토론회에 참가한 해외 한국학 연구자들. 왼쪽부터 리앤 유, 지카코 가시와자키, 마르티나 도이힐러, 신기욱, 테오도르 휴즈, 주디 한 교수.
    지난 반세기 세계 학계에서 한국학의 위상 변화를 지켜본 도이힐러 교수는 "한국학이 양적으로 팽창하면서 연구자들이 분과 학문별로 너무 빨리 전문화되는 바람에 언어·역사·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지고 있다"며 "한국학 연구자로서의 기본 소양을 강화하고 전공 분야를 넘어서는 학제적 관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980년대 미국에 유학한 뒤 미국 학계의 한국 연구에 참여해 온 신기욱 미국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장(사회학)은 다른 견해를 내놓았다. 신 소장은 "해외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은 현재에 관한 것이 많은데 한국학 연구자들은 역사와 문학에 편중돼 있다"며 "이런 불균형을 해소하고 한국의 현재 이슈에 관해 올바른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사회과학 연구를 좀 더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리앤 유 고려대 교수(한국사)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은 지역학(Area Studies)의 하나로 간주되고 있는 한국학의 지평을 넓혀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주디 한 토론토대 교수(지리학)는 "한국학이 동아시아학의 일부라는 전통적 인식을 벗어나 이주, 여성 문제 등 보편적인 학문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카코 가시와자키 게이오대 교수(사회학)는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조선인 집단인 '자이니치(在日)'에 대한 연구는 일본학과 한국학 양쪽에서 모두 접근할 수 있다"며 "한국·일본·타이완 등의 비교 연구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학자들과 해외 한국학 연구자들의 협동 작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테오도르 휴즈 컬럼비아대 한국학연구소장(한국문학)은 "'국내 한국학'과 '해외 한국학' 사이에 상당한 장벽이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국내 한국학'의 우수한 논문과 저서를 영어로 번역하고 자료집을 함께 만드는 등 협력이 필요하다. 문학 쪽에서는 이미 상당히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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