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중국 반(反)체제 인사 류샤오보(劉曉波·62·사진)가 간암 진단을 받고 8년 6개월 만에 중국 감옥에서 가석방됐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6일 보도했다.
류샤오보의 변호사인 모사오핑(莫少平)은 이날 SCMP에 "류샤오보가 지난달 23일 간암 말기 진단을 받았다"며 "중국 당국은 감옥 밖에서 치료를 받고 싶다는 그의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류샤오보의 가석방 소식을 접한 국제사면위원회는 "중국 당국은 당장 류샤오보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고, 그를 포함해 인권 운동을 하다가 투옥된 인사들을 석방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류샤오보는 2008년 인권 개선과 일당 독재 종식, 언론 자유 등을 촉구하는 '08 헌장'을 주도한 혐의로 중국 당국에 체포돼 2009년 베이징 제1 중급인민법원에서 국가 전복을 선동한 죄로 11년형을 선고받았다.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에 참여하면서 반체제 인사의 길을 걷기 시작한 류샤오보는 당시 체포돼 2년간 옥중 생활을 했다. 1996년에는 톈안먼 사태에 참가한 학생들이 반(反)혁명분자가 아니라고 주장했다는 이유로 다시 3년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2010년 중국 민주화에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지만, 복역 중이라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그는 노벨상 전 분야를 통틀어 중국 국적으로는 첫 수상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