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만요!] 청정제주 찾은 관광객, 축산 악취에 짐 싼다는데…

    입력 : 2017.06.26 03:03 | 수정 : 2017.06.26 07:37

    제주=오재용 기자
    제주=오재용 기자
    제주에서 매년 '축산 악취' 민원이 급증하고 있다.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합쳐 2014년 306건, 2015년 573건, 2016년 668건이 접수됐다. 2년 만에 배 이상 늘어나는 추세다.

    이 기간에 제주도 합동단속에서 적발된 축산 악취 위반 내역을 보면 무단 투기, 미신고, 퇴비 살포 기준 위반, 대장 관리 소홀 등이 대부분이었다. 일부 농가는 행정 당국의 시정 권고를 받았음에도 비용과 시간이 든다는 이유로 분뇨를 반복적으로 불법 배출하는 몰염치함을 보였다.

    축산 악취는 여름철에 더 심해진다. 돼지 축사 내 온도가 올라가면 창문을 열어 환풍량을 늘리려는 농가가 많아져 밤낮 없이 악취가 계속된다. 숙박 시설과 골프장 등 관광업도 피해를 본다. 제주로 휴가를 와서 펜션 등에 묵는 손님들이 축산 악취를 견디지 못해 환불을 요구하며 퇴실하는 경우가 종종 일어난다는 것이다.

    양돈 농가는 제주 특산물인 흑돼지 등을 전국에 공급하며 많은 수입을 올린다. 현재 제주도 전체 296곳 사육장에서 돼지 56만4000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2015년에 제주산 돼지의 총매출액이 4140억원이었으니, 양돈 농가 1곳당 14억원에 가까운 수입을 올린 셈이다. 생산 비용 등을 제외하더라도 농가마다 연간 1억원 정도인 가축 분뇨 처리 비용은 감당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악취 기준을 위반해도 최대 200만원(3차 위반)의 과태료만 물면 되기 때문에 굳이 많은 돈을 투자해 자정 노력을 하지 않는 농가가 상당수라고 한다.

    축산 악취 문제를 해결하려면 양돈 농가 스스로 발 벗고 나서야 한다. 행정기관의 적극 감시와 단속도 필요하다. 양돈 농가와 관광업계, 주민들이 공생의 길을 찾지 못한다면 '환상의 섬'이라는 제주도의 명성은 허상으로 전락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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