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대사관이 시위대에 포위되면 어떻겠나

조선일보
입력 2017.06.26 03:20

민주노총·참여연대 등 90여개 단체로 구성된 '사드한국배치저지 전국행동' 소속 수천명이 토요일인 24일 서울 도심에서 집회를 하다 주한 미국대사관을 19분간 인간띠로 포위했다. '이것이 동맹이냐 사드 들고 나가라' 같은 현수막을 들었고, '사드배치 결사반대'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집회를 주도한 단체들은 촛불집회 주도 단체들과 대부분 겹친다. 이들은 촛불집회 당시에도 한상균 민노총 위원장 석방, 국정교과서 철폐, 전교조 합법화 등을 주장했다. 사드 배치가 대표적 적폐(積弊)라며 미 대사관 건물에 'NO THAAD'라는 레이저빔을 쏘기까지 했다. 최순실 사건 여파 속에서 그냥 넘어갔지만 새 정권이 들어서자마자 '촛불의 요구'라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약속을 지키라고 들고 일어나고 있다.

이날 집회는 충돌까지 번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다른 나라 대사관이 포위당했다는 그 자체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더구나 한반도 전쟁 억지와 평화 유지에 핵심 역할을 하는 유일한 동맹국의 대사관을 포위했다. 사드는 북핵·미사일로부터 주한미군과 우리를 지키기 위한 방어 체계다. 원해서가 아니라 불가피하게 한 선택이다. 그런데 중국은 북핵 제재는 미온적으로 하면서 한국이 사드를 들여왔다고 보복을 하고 있다. 이런 중국에 대해 항의하는 시위는 거의 없었다.

아무리 극단적인 생각과 행동을 하는 사람들의 망동이라고 해도 미국 사람들이 이 행태를 어떻게 볼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워싱턴이나 도쿄의 우리 대사관이 미국이나 일본 사람들에 의해 포위당하는 일이 일어난다면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생각하겠나.

민노총은 28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를 이른바 '사회적 총파업 주간'으로 설정하고 30일 서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라고 한다. 앞서 지난주에는 건설노조 조합원 수천명이 출근길 서울 도심 도로를 점거하고 청계천 일대에서 노숙하기까지 했다. 이번 사드 집회도 이 총파업을 위해 분위기를 돋우려는 것이다. 파업에 사드 문제가 왜 끼어드는지 이해할 수 없지만 어떻든 핵심 중 하나다. 사드는 이미 논란이 끝났어야 하고 그럴 수 있었다. 그것을 새 정부가 끊임없이 논란거리를 만들어내고 이제 민노총 같은 극렬 세력들이 미대사관 포위까지 하고 있다. 이번 주 한·미 정상회담이 겉으로 어떤 발표가 나오든 속으로 동맹 관계는 많은 상처가 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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