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서 유조차 전복 사고로 최소 148명 사망·117명 부상…"유출기름 가져가려던 인근 주민들, 갑자기 지옥같은 화염에 휩싸여"

    입력 : 2017.06.25 15:15 | 수정 : 2017.06.25 21:37

    파키스탄의 한 고속도로에서 유조차가 전복돼 큰 화재가 발생하면서, 현재까지 최소 120명이 사망하고 130명이 다쳤다. /지오TV 캡쳐

    파키스탄의 한 고속도로에서 유조차가 전복된 뒤 큰 화재가 발생하면서, 최소 148명이 숨지고 117명 이상이 다쳤다. 전복된 유조차에서 유출된 기름을 가져가기 위해 인근 주민들이 몰려든 사이 갑자기 화재가 발생해 대형참사로 이어졌다.

    25일(현지 시각) 파키스탄 지오TV와 인디안 익스프레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파키스탄 펀자브 주 남동부 도시 바하왈푸르 인근 고속도로에서 유조차가 전복됐다.

    이 유조차는 남부 항구도시 카라치에서 펀자브 주의 주도(州都) 라호르로 4만 리터의 기름을 싣고 가던 중 고속도로에서 중심을 잃고 뒤집혔다.

    피해 규모가 커진 것은 인근 주민들이 유조차에서 흘러나온 기름을 가져가기 위해 그 주변에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유조차 주변에 있었던 70여대의 오토바이와 자동차 4대도 불탄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사람들 몸에 기름이 묻어있었고, 화재가 발생하자 바로 불에 탔다”고 말했다.

    당초 출동한 경찰은 사고 현장을 통제하려 했지만, 인근 마을 주민 수백 명이 우르르 몰려들어 접근을 차단하지 못했다.

    마을 이슬람 사원(모스크)에 설치된 확성기를 통해 '기름이 새고 있다'는 경고 방송을 했으나, 오히려 이 방송을 들은 주민들이 기름을 담아가려고 저마다 물통을 챙겨 오토바이를 타고 현장에 몰려든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들이 경찰 저지선을 뚫고 유조차로 몰려가 기름을 담은 지 10여 분 만에 불길이 치솟았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순식간에 불이 번지면서 가까이 있던 주민들이 검은 화염과 불길에 휩싸였고, 이윽고 유조차 기름탱크가 폭발하면서 아비규환의 현장이 됐다.

    지오TV는 "목격자 증언에 따르면, 사고 현장에서 일부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고, 이것이 결국 지옥같은 화염을 불러왔다"고 전했다.

    부상자들은 인근에 있는 두 개의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지오TV에 따르면, 부상자 대부분이 전신의 70%에 화상을 입어 중태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언론들은 "환자들의 화상 정도가 심각한데다, 환자들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 또한 크게 부족한 상황"이라며 "사망사 수는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사망자의 신원확인은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이 심한 화상을 입어 육안으로는 신원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들은 "DNA 샘플링을 통해서만 신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무하마드 나와즈 샤리프(Muhammad Nawaz Sharif) 파키스탄 총리는 사고 발생 이후 애도를 표하며 "지방 정부는 이번 사고를 당한 부상자들에게 온전한 의료 지원을 제공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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