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기자정신에 공감… 반세기 넘는 제휴 자랑스러워

  • 일본 마이니치신문 아사히나 유타카 회장
  • 일본 마이니치신문 마루야마 마사히로 사장

    입력 : 2017.06.24 03:36

    [조선일보 지령 3만호]
    지령 3만호 넘긴 세계 주요 언론들의 축하 메시지

    마이니치신문 로고 이미지

    조선일보의 지령 3만호 발행을 마이니치신문이 제휴사로서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1872년 도쿄에서 첫 일간지로 창간돼 일본에서 가장 역사가 긴 마이니치신문은 한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조선일보와 한·일 국교정상화 이전인 1963년부터 제휴관계를 맺고, 서로의 사옥에 특파원 사무실을 두고 반세기 넘게 교류를 지속해왔습니다. 한·일 관계가 국가적인 차원에서는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도 시민 차원에서는 신뢰구축을 모색하고, 국제사회가 직면한 과제를 함께 고민하며 미래지향적인 제언을 발신해왔습니다. 한·일 언론계를 리드하는 양사의 교류가 앞으로도 오래 지속되길 바랍니다.

    양사가 교류해온 역사를 돌아보면, ‘김대중 납치사건’ 직후인 1973년 9월7일, 조선일보가 윤전기를 세우고 최종판에 실은 사설을 마이니치신문이 전문 게재하고 1개면을 할애해 해설했던 지면이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두 회사 젊은 기자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습니다. 조선일보 사설은 “알고 싶은 것이 있는데 알 수가 없고, 말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진상규명의 필요성을 호소했습니다. 마이니치신문은 이튿날 조간에 ‘침묵을 깨뜨린 기자정신’, ‘삼엄한 관제(管制)를 뚫고 나온 용기있는 사설’이라고 상세히 보도했습니다. 마이니치신문은 언론통제에 대한 조선일보의 저항과 사실을 추구하는 저널리즘 정신에 공감해 마치 바톤을 이어받듯 조선일보가 호소한 메시지를 세계에 전했습니다. 이 경험이 양사의 귀중한 재산이 됐습니다.

    아사히나 회장, 마루야마 사장
    아사히나 회장, 마루야마 사장

    또 이라크전쟁이 터진 2003년 봄에는 거의 한달에 걸쳐 양사가 서로의 종군특파원이 쓴 전장 르포를 교환해 동시에 게재하는 전례없는 시도를 했습니다. 당시 마이니치신문 르포는 제한된 취재환경에서 미군을 객관적으로 바라봤고, 조선일보 르포는 ‘나’라는 주어를 사용해 공포와 갈등을 표현했습니다. 서로 기사 스타일은 달라지만, 훨씬 다각적인 전쟁 보도가 가능해져서 양국에 큰 반향을 불렀습니다. 조선일보가 휴간하는 날, 한국쪽 르포가 실리지 않자 “조선일보 기자 무사하냐”고 걱정하는 일본 독자들의 전화가 마이니치신문에 쇄도했습니다. 이후 양사의 기사 교환은 종군위안부 문제 등 한·일의 당면 과제에 대한 장문의 칼럼을 교환하는 수준까지 진전됐습니다. 서로 다른 입장을 이해하면서 국제적인 시야에서 독자와 함께 고민하는 지면을 만든 일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국가간 메달 경쟁이 벌어지는 올림픽에서도 한·일간 취재협력을 통해 인간 드라마에 초점을 맞춘 기사를 발굴했습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부터 중국 청년보와도 손을 잡았습니다. 덕분에 지난해 리우 올림픽 때는 ‘한·중·일 3국 기자가 내다본 올림픽의 미래’같은 지면으로 독자의 반향을 부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축적된 기자교류가 편협한 민족주의를 뛰어넘는 국제보도의 기초를 만들어냈습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마이니치신문의 피해지역 지국 기자들은 음식도, 자동차에 넣을 휘발유도 부족한 상황에서 조선일보 기자와 나란히 현장을 취재한 뒤 서로 다른 관점에서 참상을 세계에 알렸습니다. 한편 조선일보는 대지진 사흘 뒤인 2011년 3월14일 ‘일본이 우리를 필요로 합니다’라는 사고를 내고 한국 최초로 동일본 대지진 피해 지원 모금을 시작했습니다. 한·일 관계가 정상회담도 못 열만큼 냉각된 상태에서 조선일보가 여론을 리드하며 맨 먼저 모금운동에 나서주신 것을 일본인들은 결코 잊지 못할 겁니다.

    양사가 1995년 한·일 국교정상화 30주년을 기념해 창설한 공동행사 ‘한·일 국제환경상’은 한·일 안팎에서 활동하는 환경단체를 매년 표창해서 아시아의 평화와 풍요로운 환경을 다음 세대에 물려주기 위한 공통의 비전을 모색해왔습니다. 국경을 넘는 시민 연대가 한·일에서 아시아로, 나아가 세계로 확대되기를 바랍니다. 마이니치신문은 앞으로도 조선일보와 손잡고 그런 마음을 세계에 널리 발신해나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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