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도시 공공자전거, 따릉이만 있나요?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의 활약이 눈부시다.
도심 곳곳을 누비며 시민들의 발이 되어주고 있는 따릉이와 따릉이의 친구들을 만나보자.

  • 구성=뉴스큐레이션팀

    입력 : 2017.07.14 09:23

    자전거는 어쩌면 인간과 자연이 상생할 수 있는 최적의 교통수단일지 모른다. 자전거가 처음 발명된 지 약 200년. 그동안 인간의 교통수단은 자전거를 대체하고도 남을 만큼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자전거가 달릴 공간은 오히려 점점 더 넓어지는 추세다. 대기오염이 전 지구적인 문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세계 대도시에서는 저마다 공공자전거 브랜드를 만들며 이를 교통·환경 문제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대안으로 내세우고 있다. 본격 시작한 지 1년이 조금 넘은 서울시의 '따릉이'와, 세계 각 도시의 공공자전거들 이야기를 살펴보자.

    자전거, 두 바퀴로 달려온 시간 200년
    '따릉이'로 다시 태어난 서울시 자전거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 /한화 데이즈 공식 블로그, 송파구 공식 블로그

    도심 곳곳에서 보이는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는 지난 2015년 10월 공식 출범했다. '따릉이'는 시민들의 공모를 받아 최종 채택된 이름이다. 'S-Bike', '빠릉이', 'SeSeSe(Self-Serve-Seoul)' 등 명칭이 경합을 벌였으나 동요 '자전거'의 가사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세요'로 익숙하고 친근한 표현인 '따릉이'가 선호도에서 가장 앞섰다.

    사실 서울시의 공공자전거 정책은 처음이 아니다. 서울시는 지난 2010년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자전거 600여 대를 곳곳에 비치해 공공자전거 정책을 시도했었다. 당시 자전거에는 오세훈 시장이 만든 서울시 마스코트인 '해치' 그림과 함께 'Seoul Bike'라는 글자가 쓰여 있었지만 명칭은 따로 없었다. 또한 디자인과 색깔 역시 제각각이었다. 공공자전거 브랜드화는 이뤄지지 않았던 셈이다. 공공자전거는 상암과 여의도에 집중 비치된 점, 무거운 무게, 비싼 유지비용, 부족한 시민의식 등으로 점차 이용자 수가 감소했고 결국 지난 2015년 4월 공식적으로 자전거를 철거하면서 중단됐다.

    그리고 같은 해 10월 발생했던 문제점들을 종합 반영하여 완전히 새로운 '박원순 표 공공자전거 정책'을 실시했다. 자전거의 무게를 줄였고, 비치 대수를 두 배 가량 늘렸다. 그리고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배치하고 이용 금액을 현저히 낮춰 대안 교통수단으로 확실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했다. 자치구별로 제각각이던 자전거의 디자인과 모양을 통일하고, '따릉이'라는 이름으로 적극적으로 홍보함으로써 서울시를 상징하는 공공자전거로써 입지를 다지는 중이다.

    현재 '따릉이'는 다행히 실시 1년여 만에 서울시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용자 300명에게 조사한 결과 86%가 서비스에 만족한다고 답했으며, 이 중 99.3%가 이 서비스를 다시 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반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83.4%가 '따릉이' 설치 지역 확대를 찬성한다고 밝혔다. '따릉이' 같은 공공자전거 서비스는 이제 도시 트렌드가 되고 있다. 처음 유럽에서 시작한 공공자전거 서비스는 서울뿐 아니라 각 지자체에서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다.

    창원이 먼저 이뤄낸 '자전거 도시' 
    창원시 자전거 누비자 /누비자 공식 홈페이지, 창원시 공식 블로그

    창원시는 서울시보다 더 빠르게 공공자전거 문화를 정착시킨 도시이다. 경상남도 창원시의 공공자전거 브랜드 '누비자'(Nubiza)'는 2008년 탄생한 이래 10년 동안 확실한 창원 시민들의 발이 되어주고 있다.


    대표적 공공자전거 정책의 성공 사례로 꼽히는 창원시의 '누비자'는 도입 초창기, 12억 원을 들여 자전거터미널 20곳, 자전거 430대를 마련하면서 사업을 시작했다. 해마다 이용 시민이 늘면서 터미널과 자전거 개수가 10배 이상으로 늘렸다. IT기술을 활용해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폰 또는 교통카드만 있으면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성공의 가장 큰 요인이다. 창원시의 공공자전거 모델은 2013년에 네팔,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들에 소개되기도 했다. 최근 미세먼지 등으로 이용자 수가 감소했지만, 지방 도시에서 먼저 공공자전거 정책을 안정적으로 정착시켰다는데 큰 의미를 가진다.  

    공공자전거의 시작은 네덜란드 무정부주의 운동
    네덜란드 자전거 /네덜란드 공공 자전거 공식 홈페이지 'OV-fiets', 블룸버그, 공원 내 공공 자전거 공식 'De hoce veluwe'
    도시 공공자전거는 네덜란드에서 시작했다. 히피 문화가 싹트고, 프랑스에서는 68혁명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던 1965년 네덜란드에서는 일종의 무정부주의 운동인 프로보스 운동이 전개되고 있었다. 이 운동에 참여하던 젊은 좌파세력들은 생활 정치에서도 개혁을 요구하며 자전거를 타고 도로를 점령했다. 자전거 운전자의 안전과 자전거 보행권을 보장을 주장하며 싸운 것이다. 이 운동을 전개하다가 1967년 시의원이 된 산업 디자이너 루드 시멜페니크는 자전거를 구입해 시민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하얀 자전거 운동'을 계획한다. 그는 하얀색 자전거를 도시 곳곳에 비치해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하게 했다. 하지만 당시 운동에 사용했던 자전거 대부분은 도난당하면서 그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그러나 실패로 남을 것 같았던 그의 제안은 현재 여러 실험을 거쳐 세계 도시 곳곳에 자리 잡았다. 

    시멜페니크의 제안이 실패로 끝난 지 50여 년이 흐른 지금, 네덜란드에는 자전거만 누리는 특권이 많다. 자전거는 일방통행로에서도 '역주행'이 허용된다. 교차로에서 신호가 바뀌면 자전거가 자동차보다 먼저 가게 돼 있다. 네덜란드는 1970년대부터 자전거 전용 다리와 지하도들을 건설하는 데 한 해 300억 원 가까운 예산을 들여 왔다. 그 결과 국민 1.3명당 자전거 한 대, 자전거가 교통수단의 40%를 넘는 '자전거 왕국'이 됐다. 

    [만물상] 파리의 '자전거 혁명'

    파업이 만들어 준 파리의 자전거 시대

    프랑스 파리 공공자전거 벨리브 /블룸버그

    파리의 공공자전거 서비스는 2007년 처음 시작했다. 2년 전 프랑스의 도시 리옹에서 시작한 공공자전거 서비스를 확대 실시한 것이다. 공공자전거의 공식 명칭인 '벨리브(Vélib)'는 '벨로'(자전거)와 '리베르테'(자유)를 합친 말로 어디서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자전거라는 뜻이다. 2007년 당시 베르트랑 들라노(Bertrand Delanoe) 파리 시장이 "연말까지 대여소 1,451곳에 총 2만 600대의 자전거를 확충하겠다"고 밝히면서 파리의 자전거 대여 서비스를 본격 시작했다. 지구 온난화, 파리로의 인구 유입으로 인한 교통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자전거에 눈을 돌린 것이다.


    파리에서 이 서비스가 지금까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었던 것은 파리 총파업 영향이 크다. 대중교통의 파업 기간이 길어지자 시민들이 교통수단의 대안으로 '벨리브'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공공자전거 대여 서비스는 이때부터 이용 시민이 늘어 들라노 파리 시장이 우파 정권이 득세하던 시절 좌파 시장으로 재선에 성공할 수 있도록 했고, 파리 시내 자전거의 교통 분담률을 2년 사이 1%에서 5%로 올렸다. 실제로 2001년에 비해 2010년 파리 도심의 승용차 등록 수는 24% 줄었다. 도심 자전거이용자의 28%가 파리 공영자전거 '벨리브'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리의 공공자전거는 공공 마케팅의 성공 사례이기도 하다. '벨리브'의 시민 이용률이 높아지면서 파리의 자유롭고, 친환경적인 파리지앵의 삶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됐다. 이에 따라 자전거 바구니, 우비 등 '벨리브'의 파생상품도 등장했으며 자전거 거치대, 정류소 등 관련 시설에 대한 디자인에도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 '자전거 시장' 들라노에 재선
    프랑스 '벨리브 혁명' 2년만에 자전거 교통 분담률 1%서 5%로
    런던 자전거의 다른 이름은 '보리스'
    런던 공공 자전거 '바클레이즈' /블룸버그

    프랑스의 '벨리브'가 성공한 후, 자전거를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런던에서도 자전거 혁명이 일어났다. 2007년 당시 런던 시장이었던 켄 리빙스턴(Livingstone)은 "파리에서 운영되기 시작한 공공자전거 임대 시스템을 런던에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파리를 다녀간 그는 "파리에 직접 가서 '자전거 혁명'을 눈으로 확인했는데 무척 인기가 있더라. 파리 시장을 만나 상의도 했다"고 말했다. 또 런던시 교통담당 관리들한테 파리시를 배우라고 지시한 사실도 공개했다.

    런던·파리 "라이벌이라도 좋은 건 배워야"

    하지만 런던에 공공자전거가 제대로 정착할 수 있게 한 사람은 현재 런던 시장 보리스 존슨(Boris Johnson)이다. 그는 환경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불도저 같은 추진력으로 "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만들겠다"는 실천에 옮겼다. 런던은 좁은 도로와 많은 교통량으로 세계에서 자전거 타기 힘들기로 유명한 도시 중의 하나였다. 존슨 시장은 파리시의 자전거 공유 프로그램과 암스테르담의 자전거 전용 도로, 전용 신호등 정책 등을 적용하고 스스로 가죽가방을 메고 자전거 출퇴근을 하는 괴상한 모습을 보이면서 자전거 이용을 독려했다. 지금도 런던 시민들은 런던 자전거를 '보리스 자전거'라고 부른다. 이 정책의 후원사인 은행명을 딴  '바클레이즈(Barclays)' 라는 공식 명칭이 있지만, 시민들은 시장의 이름을 딴 '보리스 자전거'라고 부르고 있다. 그가 공공자전거 정책에 쏟은 열정을 런던 시민들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자전거 타기에 가장 좋은 도시 시카고

    시카고 자전거 디비 /디비 공식 트위터, 공식 홈페이지

    지난해 자전거 전문 매체 '바이시클링 매거진 (Bicycling Magazine)'는 시카고를 미국 대도시 가운데 가장 자전거 친화적인 도시로 꼽았다.

    2013년 다른 도시에 비해서 늦게 공공자전거를 처음 도입한 시카고는 빠른 시간 안에 공공자전거가 시민의 삶 속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여러 나라의 사례들을 벤치마킹했다. 간선도로변 전용차선을 확충했고 공유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시민들의 자전거 이용률을 높여왔다. 특히 시카고의 공공자전거가 신경 쓴 것은 공공자전거의 브랜드화다. 시카고 공공자전거의 브랜드 디자인은 시카고에서 소셜디자인을 가장 잘한다는 디자인 회사 파이어 벨리(FireBelly)에서 만들었다. 복잡한 도시에서 위험하고 거슬리는 자전거가 아닌 재밌게 놀이로서 타고 다닐 수 있는 자전거라는 점에 초점을 맞춰 로고와 아이콘, 키오스크 디자인 등을 재밌게 표현했다. 나눔과 공유의 의미를 가진 디비(DIVVY)라는 자전거 명칭에 앞으로 나가는 느낌을 형상화해 로고를 만들었다.


    서비스 시작 1년여 만에 누적 대여 건수 172만 건을 돌파한 서울시 '따릉이'는 올해 2만 대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이는 성공적인 공공자전거 정책으로 유명한 프랑스 '벨리브' (23,600대)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규모이다. 하지만 공공자전거 정책의 성공은 자전거의 대수로만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보행자, 자동차 운전자, 자전거 운전자 모두가 합의할 수 있는 자전거 도로를 늘려야 하며 자전거를 이용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서울 시민의 발 ‘따릉이’ 올해 2만대로 늘어난다
     
    • C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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