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모은 미술면 스크랩 다섯 살 증손녀에게 선물" 86세 김연홍씨

    입력 : 2017.06.24 03:02

    [조선일보 지령 3만호]

    김연홍(86·가운데)씨가 두 증손주에게 스크랩해 놓은 조선일보 기사들을 보여주고 있다.
    김연홍(86·가운데)씨가 두 증손주에게 스크랩해 놓은 조선일보 기사들을 보여주고 있다. /독자 김연홍씨
    "할부지! 이 사진들 뭐야아?"

    다섯 살 증손녀는 할아버지 서재에 꽂혀 있던 '신문 스크랩북'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증조부 김연홍(86)씨가 10년 동안 조선일보 미술면 기사를 오리고 붙여 만든 책이었다. "할아버지랑 할머니를 그렸다"면서 커다란 액자에 그림을 담아온 증손녀에게 그는 10년치 신문으로 만든 이 도록(圖錄)을 선물했다. "색 바랜 신문지 질감이 낯설었나 봐요. 미국서 놀러 온 증손녀에게 좋은 선물이 됐네요(웃음)."

    김씨는 6·25 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장교로 임관해 5·16 군사정변이 일어난 1961년 옷을 벗었다. 전역 후엔 부산호텔로 들어가는 동광동 골목에 골동품 가게를 차리고, 40년 동안 고(古)미술품을 팔았다. 여러 신문에서 미술 기사를 발췌독(讀)하던 그는 "그중에서 조선일보 것이 가장 좋아" 정기구독을 시작했다.

    신문 스크랩을 시작한 건 2007년. "일기 쓰다가 그날 읽은 기사가 참 좋아 오려 붙였어요. 그러다 주객(主客)이 전도돼 일기장이 온통 신문기사 차지가 됐지." 군인 출신 미술품상(商)인 그는 안보·미술 기사를 주로 모았다.

    신문기사 곳곳 과거의 자신을 기록해두었던 이 '일기장 겸 신문 스크랩북'은 서재에 켜켜이 쌓여만 가다가, 한국에 놀러 온 다섯 살 증손녀 덕분에 세상 빛을 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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