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 몰린 IS, 이라크 '피사의 사탑' 폭파

    입력 : 2017.06.23 03:05

    최고 지도자가 '칼리프' 선포했던 모술 '알누리 모스크' 스스로 파괴
    이라크 총리 "패배 인정한 것"

    이라크 ?피사(Pisa)의 사탑?으로 불리는 알누리 모스크의 미나렛(탑)이 IS에 의해 파괴되기 전 모습
    이라크 궨피사(Pisa)의 사탑궩으로 불리는 알누리 모스크의 미나렛(탑)이 IS에 의해 파괴되기 전 모습. /알자지라
    극단주의 무장 단체 이슬람국가(IS)가 21일(현지 시각) 자신들의 가장 중요한 근거지인 이라크 북부 도시 모술에 있는 알누리 모스크(이슬람 사원)를 파괴했다고 알자지라가 보도했다.

    알누리 모스크는 이라크의 1만디나르 지폐(두 번째 고액권)에 그려진 국보급 문화재다. 높이 45m인 이 모스크의 미나렛(탑)은 한쪽으로 살짝 기울어져 있어 아랍권에서는 '알 하드바(꼽추)', 서방에는 '이라크판 피사(Pisa)의 사탑'으로 알려졌다. 알누리 모스크는 12세기 시리아 알레포를 수도로 하는 잔키 이슬람 왕조의 지도자였던 누르 앗딘 장군이 모술을 점령한 후 건축한 이라크의 대표적 문화유산 중 하나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날 "IS가 알누리 모스크에 폭발물을 장착한 뒤 터트리는 과정이 이라크 첩보부대에 포착됐고, 무인기 정찰을 통해서도 파괴된 모스크 모습을 확인했다"며 "이는 모술 주민과 이라크 국민에 대한 범죄이자, 이 테러 단체를 왜 제거해야 하는지를 말해주는 또 하나의 사례"라고 했다. 이라크군의 압둘아미르 중장은 "이라크군이 알누리 모스크의 50m 앞까지 포위하자 궁지에 몰린 IS가 모스크와 미나렛을 폭파했다"고 말했다. 반면 IS는 선전 매체 아마크를 통해 "알누리 모스크가 미 전폭기 공습에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미군은 "해당 지역은 공습 지역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 모스크는 IS 최고 지도자 알바그다디가 2014년 자신을 '이슬람 제국의 칼리프(정치·종교 지도자)'라고 선언한 상징적 장소"라며 "IS가 이라크군과 미군에 밀려 3년간 점령해 온 모술을 빼앗길 위기에 처하자 이 모스크를 파괴한 후 미국이 저지른 것이라고 이슬람 신자들에게 선전하고 있다"고 했다.

    이라크의 1만디나르 지폐에 그려진 알누리 모스크.
    이라크의 1만디나르 지폐에 그려진 알누리 모스크. /이라크 중앙은행
    하이데르 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IS가 자신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 알누리 모스크를 파괴한 것은 모술 전투에서 패배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라크군이 알누리 모스크를 탈환해 IS 깃발을 내리고 이라크 국기를 올리는 모습을 연출할 경우 IS로서는 큰 수치이고 대원들 사기도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IS가 그전에 이를 파괴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라크군은 작년 10월부터 모술 탈환전을 개시했다. 이라크 제2 도시인 모술 주변에는 유전이 산재해 IS의 자금원 역할을 해왔다. 이라크군은 IS가 주민을 '인질 방패'로 삼고 길목마다 폭발물을 설치해 IS를 격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미군과 연합한 뒤 8개월 만에 모술 완전 탈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IS는 현재 모술 동부 구시가지의 알누리 모스크 인근 지역에 소수 병력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IS는 시리아 거점 도시인 락까도 미군과 아랍반군의 연합 공격에 잃을 위기에 처해 있다. 국제정세분석업체인 스트랫포(Stratfor)는 "중동 지역에서 수세에 몰린 IS가 미국과 유럽 등 서방 주요 도시에서 민간인을 상대로 테러 공격을 시도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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