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걸리는 지령 3만호' NYT, WP, 더타임스, 마이니치, 요미우리… 한국에선 조선일보가 최초

    입력 : 2017.06.23 03:05

    24일자로 지령 3만호 발행… 1920년 창간 이후 97년 넘는 역사
    신문 역사 깊은 미국·유럽서도 3만호 넘긴 신문은 손꼽을 정도

    조선일보 지령 3만호
    조선일보가 24일자로 3만번째 신문을 발행합니다. 이를 '지령(紙齡) 3만호'라고 하는데요. '지령'은 '신문의 나이'라는 뜻입니다. 조선일보는 매일 발행되는 일간지(日刊紙)니까 하루하루 나이를 먹어 3만 살이 되었다는 뜻입니다.

    지령 3만호가 되려면 몇 년이나 걸릴까요? 1년은 365일이니까 신문을 매일 발행한다고 해도 28년이 지나야 1만호가 됩니다. 신문이 나오지 않는 휴일 등을 빼고 3만호가 되려면 90년에 가까운 시간이 걸리게 되죠.

    1920년 3월 5일 창간한 조선일보는 올해 역사가 97년이 넘었습니다. 3만 살이 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린 거죠. 그 이유는 조선일보가 창간된 때는 우리나라가 일본 제국주의의 지배를 받은 식민지 시대였고, 총독부는 일제 지배에 저항해 온 조선일보에 여러 차례 신문을 낼 수 없도록 정간(停刊)과 폐간 처분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6·25전쟁이 터진 후에도 4개월간 신문 발행을 못 했습니다.

    18세기 이후 유럽과 미국 등 서방 선진국들에서도 수많은 근대 신문이 발행됐지만 3만호를 넘겨 아직도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신문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세계 최고 신문으로 꼽히는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851년 9월 18일 창간했습니다. 그때 뉴욕에는 '뉴욕트리뷴' '뉴욕월드' 같은 대중의 흥미를 좇는 신문들이 있었는데 NYT는 '신문에 적합한 모든 뉴스(All The News That's Fit To Print)'라는 슬로건을 내걸었습니다. 흥미 위주가 아닌 사실(事實·fact)에 근거한 정론(正論)을 지향해 오늘날 '세계의 신문'이라는 명성을 얻게 됐습니다. NYT는 1940년 3월 14일에 지령 3만호, 1995년 3월 14일에 지령 5만호를 발행했고, 지금은 5만7000호를 넘었습니다. 미국의 또 다른 유력 신문인 워싱턴포스트(WP)는 NYT보다 26년 늦은 1877년 창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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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령(紙齡) 3만호를 넘긴 세계 주요 신문들. 왼쪽부터 미국의 뉴욕타임스(NYT·1851년 창간), 영국 더타임스(1785년 창간), 프랑스 르피가로(1826년 창간), 일본 마이니치신문(1872년 창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1903년 창간). /위키피디아
    영국 신문 더타임스는 산업혁명이 시작될 무렵인 1785년 1월 1일 런던에서 '더 데일리 유니버설 레지스터(The Daily Universal Register)'라는 이름으로 창간됐습니다. 3년 후 지금 이름으로 바뀌었고, 1880년 9월 30일 지령 3만호를 발행했습니다. 지금 지령은 7만2000호를 넘었습니다. 1821년 창간한 가디언과 1855년 창간한 데일리 텔레그래프도 지령 5만호를 넘어섰고, 1888년 등장한 파이낸셜타임스는 2019년 초 5만호를 돌파할 전망입니다. 1896년 창간한 데일리메일도 지령이 3만7000호를 넘어섰습니다.

    프랑스에서는 르피가로가 1826년 창간해 지령 5만호를 넘겼습니다. 프랑스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르몽드는 1944년 창간해 2만2500호를 넘은 상태입니다. 지령 3만호를 발행하려면 아직 20년 정도 더 신문을 내야 합니다.

    아시아에서는 서구 문물을 빨리 받아들인 일본의 신문 역사가 깁니다. 일본은 1868년 메이지유신을 전후해 신문 창간 붐이 일었습니다. 지금 발행되는 신문 중 가장 오래된 것은 1872년 창간한 마이니치신문입니다. 이후 요미우리신문(1874년), 니혼게이자이신문(1876년), 아사히신문(1879년) 등이 창간됐습니다. 이들은 모두 3만호를 넘겼고, 이 중 마이니치와 요미우리는 2015년 5만호를 발행했습니다.

    홍콩을 포함한 중국 신문 중에서는 1903년 창간한 홍콩 최대·최고 영어 신문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령 3만호를 넘겨 현재 4만1400호에 이르렀습니다. 1902년 중국 톈진에서 창간해 일본이 중국을 침략했을 때 중국인들의 민족의식을 높였던 대공보(大公報)도 지령 3만호를 넘긴 유서 깊은 신문입니다. 중국 대륙과 홍콩에서 발간하던 이 신문은 문화대혁명을 계기로 대륙에서는 폐간되고 지금은 홍콩에서만 발행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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