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근무 전도사 "세계 곳곳이 내 사무실"

    입력 : 2017.06.22 03:04

    - '디지털 노마드' 저자 도유진 인터뷰
    원격근무로 삶 바뀐 68명 인터뷰
    영화 '원 웨이 티켓' 제작하기도

    "IBM, 델 같은 유명 기업도 원격근무를 하는데, 국내에서는 기업들이 단지 '낯설다'는 이유로 원격근무 도입을 주저하고 있어요."

    '원격근무 전도사' 도유진(29)씨가 잘라 말했다. 21세기 문화 키워드 중 하나는 디지털 노마드. 원격근무는 사무실 밖에서 온라인으로 일하는 업무 형태다. 이 문화 키워드를 현실에서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을 소개하는 책 '디지털 노마드'(남해의봄날刊)을 펴낸 그를 서울 성수동의 한 협업공간(원격근무자가 일정 금액을 내고 일하는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원격 근무를 도입한 회사 경영진과 원격근무자 총 68명을 인터뷰한 다큐멘터리 영화 '원 웨이 티켓'을 만든 영화감독 겸 제작자이기도 하다.

    도유진씨가 손에 노트북을 들고“이게 제 밥줄이에요”라고 말했다.
    도유진씨가 손에 노트북을 들고“이게 제 밥줄이에요”라고 말했다. 노트북과 인터넷은‘원격근무’의 필요조건이다. /고운호 기자
    책은 원격근무 본격 소개서다. 원격근무로 삶이 달라진 사람들 목소리와 새로운 근무 형태가 등장한 배경과 장단점을 고루 담았다. 출판사는 처음에는 도유진씨의 삶을 에세이로 담아달라고 제안했다. 고등학교는 한국, 대학교는 중국(산둥대학교)에서 졸업. 첫 직장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이고, 이후 원격근무를 하며 30개가 넘는 도시에서 단기 거주를 반복해온 그녀의 삶 자체가 읽을거리라는 판단이었다. 도씨는 의견이 달랐다. "'원격근무'하면 '칵테일 잔 들고 해변에 누워 노트북으로 작업하는 사람'이라는 편견을 깨고, 한국 사회가 이를 도입할 수 있도록 진지하게 소개하고 싶었어요."

    노마드라는 말에 히피부터 떠올렸다면 다시 생각하라는 말이다. 회사 사무실에서 일이 잘되는 사람은 그곳에서, 시끄러운 카페에서 집중력이 높아지는 사람은 카페에서 일할 때 효율이 높아진다는 소박한 주장이기도 하다. YOLO(한 번뿐인 인생) 족처럼 회사를 관두고 세계여행을 떠나자는 주장이 아니다. 핵심은 책 부제 '원하는 곳에서 일하고 살아갈 권리'에 있다.

    도씨는 "원격근무가 회사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원격근무를 통해 회사가 부동산 임차료를 아끼기도 해요. 직원은 월세 3000달러짜리 단칸방에서 살며 출퇴근 안 해도 되니 좋고요."

    '원격근무' '디지털 노마드' 같은 말이 젊은이만을 위한 개념이 아니라고 도씨는 강조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출신 노(老) 변호사가 제일 인상적이었어요. '나이를 먹을수록 단 한 시간도 허비하고 싶지 않았다'는 거예요. 준비만 제대로 하면 세계를 떠돌면서도 로펌을 운영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죠. 실제로 사회초년생인 20대보다 자기 주특기를 갖춘 40대 이상이 원격근무에 적합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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