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하게 죽인 개고기를 '닭고기' 꼬치 요리로 파는 휴양지 발리

  • 박채운 인턴

    입력 : 2017.06.20 17:16 | 수정 : 2017.06.20 17:27

    인도네시아 최대 휴양지 발리에서 ‘닭고기’라고 팔리는 대부분의 ‘사떼’ 음식이 사실은 목이 짓밟히거나 몽둥이에 맞아 죽고, 심지어 청산가리를 먹어 죽은 강아지 고기로 만들어진다고, 호주 ABC 방송이 20일 보도했다.

    매년 10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발리에서 대표적인 길거리 전통 판매 음식인 꼬치요리 ‘사떼’는 인기다. 사떼는 닭·소·돼지·양 고기 등으로 만드는데 보통 닭고기 사떼가 가장 많이 팔린다고. 그런데 관광객들에게 판매되는 사떼의 대부분이 닭고기가 아닌 개고기인 것으로 밝혀졌다.

    인도네시아 전통 꼬치 요리인 사떼를 파는 노점상 / Animals Australia

    호주 ABC 방송 보도에 따르면, 최근 호주 동물단체인 ‘애니멀스 오스트레일리아 (Animals Australia)’는 발리에 비밀리에 조사인력을 보내 넉달간 사떼에 들어가는 닭고기의 유통 과정을 조사했다.
    이 단체의 조사관은 현지 음식 다큐멘터리 제작 감독으로 위장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불법’이 아닌 개고기 공급 공장을 찾아갔다.

    농장 주인은 개의 목을 발로 짓밟거나 죽을 때까지 때리는 등 잔인한 방법으로 개를 도축한다 / Animals Australia

    개 농장엔 수십 마리가 각종 오물로 뒤덮인 비좁은 우리 안에 갇혀 있었다. 이 개들은 주민들이 마리당 10달러를 받고, 길거리 유기견을 잡아온 것이었다.

    농장 주인은 이 개들을 총으로 쏴 죽이는데, 그나마 이는 ‘덜 아픈 방법’이라고. 보통 그는 강아지의 목을 발로 짓밟거나 죽을 때까지 때려서 도축한다. 개는 고통 속에 울부짖으며 죽어가지만, 올해 82세인 이 농장주인은 “나는 다른 일을 하기엔 너무 늙었다”며 외면했다. 음식물에 청산가리를 넣어 죽이기도 한다.

    청산가리가 든 음식에 관심을 보이는 강아지 / Animals Australia

    그는 이 개고기를 초벌구이한 뒤 ‘개고기’라는 뜻의 ‘RW’가 적힌 박스 안에 넣어 길거리 사떼 장수들에게 넘겼다. 방송에서 사떼 장수들은 “무슨 고기냐”고 묻는 관광객들에게 “개고기가 아니니 걱정하지 마라”고 안심시킨다. 결국 관광객들은 개고기를 닭고기인 줄 알고 사 먹었고, 사떼 장수들은 이날 준비한 ‘개고기’ 사떼를 모두 팔았다.

    심지어 ‘닭고기’로 둔갑한 개고기는 발리의 일부 레스토랑에도 치킨으로 팔렸다. 호주 동물단체 조사관의 추궁에, 레스토랑 측과 사떼 장수들은 모두 “관광객의 닭고기 사떼 수요가 많아 개고기를 쓸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개고기는 발리 일부 레스토랑과 길거리 사떼 판매업자들에게 공급된다 / Animals Australia

    애니멀스 오스트레일리아 관계자는 “강아지가 잔인하게 도축되는 것도 문제지만, 청산가리를 먹고 죽은 개로 만든 고기를 먹으면 사람에게도 매우 치명적”이라며, “호흡이 비정상적으로 짧아지거나 장기에 손상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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