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추적>인공지능이 새 언어를 만들어 자기네끼리 대화했다

    입력 : 2017.06.20 17:18 | 수정 : 2017.06.20 17:33

    과학자 레이 커즈와일의 저서 '특이점이 온다(The Singularity Is Near)'./인터넷 캡쳐
    인공지능이 독자적인 언어를 창조해내 서로 의사소통하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지난 16일(현지 시각) 미국 과학매체 ‘퓨처리즘’이 보도했다. 페이스북 인공지능 연구소(FAIR)에서 개발한 채팅로봇(chatbot)들이 싸고 질 좋은 물건을 사는 협상(bargain-hunting negotiate) 훈련을 하며 기계학습(machine learning)을 하던 중, 어느 시점부터 인간이 이해 못하는 언어를 새로 만들어 대화했다는 것이다.

    언어뿐 아니라 사고 면에서도 상당히 발전한 면모를 보였다. 좋은 협상 결과를 이끌어내려 기만전략을 쓰는 모습까지 발견된 것이다. 예를 들어 한 채팅로봇은 자신이 별 가치를 두지 않는 대상에도 관심이 있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한다. 추후 협상에서 이를 버리는 카드로 쓰며, 좋아하는 걸 포기하는 것처럼 가장해 상대를 속이려는 목적이었다. 아이가 부모에게 그다지 먹고 싶지 않은 과자까지 떼거지로 사달라고 조르다가, ‘딱 하나만’이라 허락받고 진짜 원하던 사탕을 집어드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물론 언어를 만들어 의사소통을 한 것만으로 인공지능이 인간에 버금가는 지능을 소유하게 됐다는 건 아니다. 따지고 보면 돌고래나 유인원만 해도 사람은 알아먹지 못할 소리로 쌍방간에 뜻을 전달할 수는 있다. 그리고 보도에 따르면, 이들 인공지능이 만든 언어는 아직 동물 수준 이하인 듯하다.

    다만 동물과는 달리 인공지능은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 인간 지성을 따라잡을 가능성이 있다. 현시대 돌고래는 고려 시절 돌고래와 지능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 향후 1000년이 거듭 지난다 한들 지금과 달라질 것도 그다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1950년대 즈음 간신히 인간과 보드게임 맞상대나 하는 수준에서 출발해, 불과 70년 만에 인류 최강 바둑기사를 꺾을 정도로 고속발전했다.

    인공지능이 인류 지식을 뛰어넘는 순간을 ‘기술적 특이점(Technological Singularity)’, 흔히 줄여서 ‘특이점’이라 한다. 퓨처리즘 보도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이번 건을 두고 “아직 특이점이 온 것까진 아니지만 그래도 상당히 중요한 진전이다”고 평가했다 한다. 어쩌면 기계 지성이 인간과 어깨를 나란히 할 날이 그리 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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