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 원전 1호기 선포식서 갑자기 문 대통령 앞에 엎드려 오열한 할머니 사연은?

    입력 : 2017.06.19 16:31

    19일 오전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이 열린 부산시 기장군 고리원자력본부 제1발전소에서 행사를 마치고 퇴장던 문재인 대통령이 밀양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과 대화하고 있다./뉴시스

    19일 원자력 발전소 고리 1호기의 영구 정지 선포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앞에 한 할머니가 엎드려 눈물을 흘린 장면이 포착됐다.

    국내 첫 원자력 발전소인 고리 1호기가 이날 0시를 기점으로 영구 정지에 들어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부산 기장군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에서 열린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 참석해 "고리 1호기 가동 영구정지는 탈핵 국가로 가는 출발"이라고 말했다.

    연단에서 기념사를 낭독한 뒤 내려오던 문 대통령은 발걸음을 멈춰야 했다. 보라색 티셔츠를 입은 할머니들이 문 대통령에게 무언가를 호소했기 때문이다.


    특히 빨간색 조끼를 입은 한 할머니는 바닥에 엎드려 큰절을 하면서 오열했고, 문 대통령으 급히 다가가 이 할머니를 일으켰다.

    이들은 밀양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밀양 지역 할머니들이었다. 12년간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를 외쳐온 할머니 4명은 이날 기념행사에 초대받아 참석했다.

    밀양대책위에 따르면, 밀양 주민들은 문 대통령이 행사장에 등장할 때부터 큰절을 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다가 경호원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기념행사를 마친 뒤, 문 대통령이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눌 때 밀양 할머니 4명은 "우리 밀양 할매, 할배가 직접 써서 청와대에 전달했던 편지를 바쁘시더라도 꼭 읽어봐 달라"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한 할머니가 북받치는 감정에 문 대통령 앞에서 엎드려 오열했다.

    앞서 밀양송전탑 건설 반대 주민들은 지난 11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2년을 버텨온 밀양송전탑, 이제는 문재인 정부가 해결해야 합니다"라며 문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 34통을 청와대 사회혁신수석실 행정관에게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었던 지난 2014년 밀양 송전탑 현장을 방문해 "밀양 송전탑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보겠다"며 "목숨을 생각해 극단적인 선택을 자제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 2005년부터 시작된 밀양 송전탑 문제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이미 밀양시 5개면에 69기의 초고압 송전탑이 세워졌지만, 반대 주민 150여 세대는 여전히 한국전력의 보상금 수령을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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