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茶라는 게 없지"

    입력 : 2017.06.20 03:03

    녹차로 차 문화 보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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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서광차밭의 현재 모습. /아모레퍼시픽 제공
    "우리나라는 차(茶)라는 게 없지. 보리차나 숭늉이 전부야.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말이야. 일본의 차 문화는 사실 우리나라에서 건너간 것인데, 그들은 그것을 다듬고 가꾸어서 세계에 자랑하고 있어. 산업적으로도 성공하고 있고. 이제 우리나라도 나서서 차 문화를 보급하고 전파해야 되겠어. 사실 이런 문화 사업은 우리보다 훨씬 더 큰 대기업들이 앞장서야 하건만 그들은 타산이 맞지 않으니까 손을 대지 않아요. 그러니 나라도 녹차를 우리 고유의 차로 다시 키워내고 싶어." (아모레퍼시픽 창업자 장원 서성환 선대회장)

    1970년대 사업상 외국을 자주 드나들었던 아모레퍼시픽 서성환 선대회장은 각 나라마다 고유한 전통 차와 차 문화가 있는데, 우리나라는 과거에 뛰어난 차 문화가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역사의 뒤안길에서 사라져가고 있음에 안타까움을 품게 되었다. 그리고 1970년대 중반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주위 사람들에게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던 그의 차문화 부흥에 대한 열망이 1979년 녹차 사업의 공표를 통해 본격적으로 가시화되었다.

    녹차 사업의 시작과 함께 본격적으로 차밭을 조성하기 위한 첫 단계는 부지 선정이었다. 우리나라 여러 지역 중, 제주는 기후 조건과 약산성의 토양, 물이 잘 투과되는 구조 등 모든 환경적인 면에 있어 차 재배지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척박하기로 소문난 제주의 토지에서 좋은 품질의 차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노력이 필요했다.

    서성환 선대회장의 신념과 노력으로 제주와 첫 인연을 맺은 아모레퍼시픽은 마침내 서광, 돌송이, 한남에 이르는 100만평 규모의 '오설록 유기농 차밭'을 일궈냈다.

    천혜의 자연, 제주 떼루아를 품은 오설록

    오설록 차밭은 화산섬이라는 특수한 자연조건 외에도 생육이 까다로운 차나무가 튼튼하게 자랄 수 있게 하는 흙, 물, 빛, 바람, 안개의 다섯 가지 요소를 갖추고 있다. 오설록 차밭의 화산회토는 유기물 함량이 높아 차나무가 잘 자랄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이 되고, 온기를 품고 있는 제주의 빛과 청정수 덕분에 여린 찻잎들이 건강하게 자란다. 또한 바람의 섬 별칭에 걸맞게 사계절 내내 강한 바람이 불어와 대기 순환을 촉진하고, 찻잎의 양분 흡수를 극대화 한다. 안개는 자연 차광 효과로 찻잎을 더 선명, 성숙하게 한다.

    제주 자연에 사람이 더하는 정성

    오설록은 제주 차밭의 환경에 사람이 할 수 있는 과학과 정성을 더하여, 이곳에만 허락된 환경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노력한다. 최상의 찻잎을 얻기까지 마주하는 예기치 않은 자연의 변수들을 너그러이 포용하는 방식을 택해 이를 기술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 첫 번째가 바로 유기농 재배다. 환경 친화적이며 더욱 안전한 녹차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겠다는 일념, 그리고 다른 어떤 곳에서 재배된 녹차보다 우리나라에서 재배된 녹차가 훨씬 우수하다는 것을 고객들에게 확연히 입증하기 위해 유기농 재배를 시작했다. 유기농 재배를 향한 피나는 노력은 미국 농무성의 USDA-NOP 인증, 2011년 유럽의 EU-Organic 인증을 획득하는 것으로 국제적인 검증도 받았다.

    두 번째 노력은 차광 재배다. 오설록 차밭에서는 선명한 초록빛과 더 부드러운 맛을 내기 위해 일정 기간 동안 빛을 차단하고 재배하는 차광 재배를 하고 있다. 일조 시간이 길면 찻잎의 색은 점점 진해지고, 맛이 떫어진다. 그런데 빛을 차단하면 경화가 지연되면서 찻잎은 선명한 초록빛이 되고, 아미노산과 아미노산 일종인 데아닌 함량이 높아져 영양가 높은 양질의 찻잎을 얻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품종 개발이다. 오설록은 한국 고유의 품종을 개발하고자 기능성 품종 연구 및 신품종 개발을 끊임없이 시도하며 특별한 재배기술을 구축하고 있다. 과학은 자연과의 대립이 아닌 상생이라는 방법을 택했을 때 더욱 그 빛을 발한다는 사실을 헌신적인 과학적 연구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세계 명차 대회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둔 오설록의 명차

    오설록은 올해 4월 13일부터 제주 오설록 차밭에서 첫 햇차를 수확하기 시작했다. 햇차는 24절기 중 다섯 번째 절기인 '청명'이후 맑은 날만 골라 제주 오설록 차밭에서 자란 새순을 하나하나 채엽해 만든다. 채엽의 시기에 따라 첫물차, 두물차, 세물차로 차의 종류가 달라진다.

    '차(茶)를 끓이는 다로(茶爐)의 향(香)이 향기롭다' 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최고급 명차, 일로향은 매년 4월 잔설이 남아있는 한라산 차밭에서 청명(24절기의 다섯 번째 절기) 직후에 맑은 날만 골라 어린 차 싹을 수제 채엽해 만든다. 일로향은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차(茶) 품평회 '북미 차 챔피언쉽(North American Tea Championship)' 덖음 차(생잎 중의 산화효소를 파괴시키기 위해 솥에서 덖어낸 차) 부문에서 2009년, 2011년, 2012년, 2014년 4차례 1위를 수상한 바 있다. 또한 1999년 제 2회 중국 차 박람회에서 세계 명차상을 수상한 이래로 2007년 세계 녹차 품평회에서 은상, 2008년 세계 차(茶) 박람회 품평대회 은상, 2011년, 2014년 일본 시즈오카에서 개최된 세계 녹차 컨테스트에서도 금상을 수상했다.

    '2016 북미 티 챔피언쉽(2016 North American Tea Championship)'에서는 오설록의 마스터즈 녹차 라인 '우전'이 덖음 차 부문 1위를 수상했다. '우전'은 이른 봄 여린 차순을 채엽하고 전통 방식 그대로 덖어낸 고급 우전차(곡우 이전에 딴 잎을 가공하여 만든 녹차)로, 순하면서도 끝 맛이 달고 구수한 풍미를 가진 것이 특징이다. 이전 5년간 오설록의 명차들이 총 26개 부문 중 가장 경쟁이 치열한 덖음 차 부문 1위를 지켜온 데 이어, 2016년 오설록 '우전'이 다시 한 번 해당 부문 1위를 수상해 정상의 자리를 이어간 데에 더욱 의의가 있다. 지난 해까지 14차례 개최된 '북미 차 챔피언쉽'은 세계 유명 차(茶)전문가들이 색상, 향, 맛, 입안에서의 촉감 및 맛의 밸런스 등을 블라인드 테스트로 채점해 수상작을 선정하는 권위 있는 차 경연대회이다. 브랜드 협찬을 받지 않고 진행되는 독립 경진대회 형태로 매해 그 권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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