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드 한국 배치 지연 논란에 격노…욕설까지 했다"

    입력 : 2017.06.19 10:11 | 수정 : 2017.06.19 15:4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국 배치 문제를 둘러싼 논란에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1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현지 시각)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을 불러 한반도 안보현황 등을 논의했다.

    이들이 사드 한반도 배치 지연에 대해 보고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크게 화를 냈다고 한국 정부 고위관계자가 연합뉴스 기자를 만나 전했다. 이날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가 불같이 화를 낼 때 “심한 욕설도 많이 섞여 있었다”고 한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틸러스 국무부 장관과 매티스 국방부 장관은 8일 조찬을 함께하며 '사드 플랜 B'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건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플랜 B'의 내용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정 실장이 1일 급히 미국 워싱턴을 찾아 "한국의 국내적 상황을 이해해 달라"고 요청한 것을 반영한 일종의 타협안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소식통은 "트럼프의 입에선 '차라리 (사드를) 빼라'는 말도 나왔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격노는 여러 경로를 통해 한국 정부에 전달됐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한국시간으로 9일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한미동맹 차원에서 약속한 내용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의도는 없다"며 재확인에 나선 것도 이 같은 사정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실장은 이날 회견에서 "사드는 북한의 점증하는 위협으로부터 한국과 주한미군을 보호하기 위해 결정한 것"이라며 "정권이 교체됐다고 해서 이 결정을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을 것이며, 미국과 계속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만 환경영향평가는 합리적이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투명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무엇보다 우리 국익과 안보적 필요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나갈 것"이라고 사드 재검토 의지를 시사했다.

    사드를 둘러싼 미국의 한국에 대한 불신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미국은 청와대의 '사드 반입을 몰랐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거짓말'이라며 의심하고 있다고 한다. 한 소식통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핵심 관계자로부터 "청와대가 '사드 발사대 4기가 추가로 들어온 사실을 보고받지 못해 몰랐고, 문 대통령은 이에 충격을 받았다'는 주장은 확실한 거짓말로 NSC는 파악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16일 미국 방문 중 워싱턴특파원 간담회에서 내놓은 사드 관련 발언은 논란을 더욱 키우고 있다.

    문 특보는 "사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미동맹이 깨진다는 인식이 있는데, 그렇다면 그게 무슨 동맹이냐"라고 말했다. 또 "사드가 동맹의 전부인 것처럼 말하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 "방어용 무기체계인 사드 때문에 동맹이 깨진다면 (한반도) 유사시 미군이 온다는 것에 대한 회의감이 든다"는 발언도 잇따라 내놓았다.

    문 특보는 학자의 입장에서 한 언급이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한국 정부가 미국과의 갈등을 감수하고서라도 사드를 배치할 시 국내법적 절차를 밟을 것을 분명히 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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