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축구 아웃, 전후반 90→60분… '축구 혁명' 다가온다

    입력 : 2017.06.19 03:05 | 수정 : 2017.06.19 19:01

    [축구룰 결정하는 IFAB, 전통 뒤흔드는 '혁명적 개선안' 발표]

    - 90분 경기, 실제론 57.6분
    드러눕고, 공 주우러 가고 경기당 32.4분이 '볼 데드'

    - 딴짓하면 주심 시계 '스톱'
    세리머니·선수교체 때도 적용… 골키퍼, 공 들고 6초 넘으면 반칙

    즐길 게 넘쳐나는 세상이다. 스포츠 경기가 끝날 때까지 진득하니 자리를 지키려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든다. 이 때문에 세계 스포츠계는 '시간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각 종목이 앞다퉈 규정을 바꾸고 경기를 '빨리빨리' 진행하겠다고 선언 중이다. 그동안 이런 변화에 무풍지대였던 축구마저도 18일 '전통 대수술' 개선안을 내놓았다. IFAB(국제축구평의회)가 축구의 근본을 뒤흔드는 개선안을 공식 발표한 것이다.

    1886년 설립된 IFAB는 FIFA(국제축구연맹)와 축구 종가 영국(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의 축구협회가 속한 기구로 세계 축구 규칙을 제정하는 최종 결정권을 가진 기구다. 올해 한국에서 열린 U-20(20세 이하) 월드컵에서 국가 대항전 최초로 비디오 판독 시스템(VAR)을 도입한 것도 IFAB였다.

    침대 축구는 축구 팬들을 열받게 하는 대표적인 악습이다. 지난해 8월 한국과 온두라스의 리우올림픽 남자 축구 8강전에서 온두라스 선수가 과장된 몸짓으로 그라운드에 드러누운 모습. 이런 모습도 앞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침대 축구는 축구 팬들을 열받게 하는 대표적인 악습이다. 지난해 8월 한국과 온두라스의 리우올림픽 남자 축구 8강전에서 온두라스 선수가 과장된 몸짓으로 그라운드에 드러누운 모습. 이런 모습도 앞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연합뉴스

    IFAB 개선안 가운데 가장 혁명적인 부분은 전·후반 90분으로 진행되는 축구 경기를 60분으로 단축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IFAB는 "실제적 경기 시간은 오히려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의 90분 경기 중 상당 부분이 쓸데없이 낭비되고 있다고 본 것이다. 2014 브라질월드컵 모든 경기를 분석한 결과 실제 경기가 진행된 시간은 평균 57.6분에 불과했다. 경기당 32.4분이 부상으로 드러눕거나 공을 주우러 다니면서 허비된 '볼 데드' 시간이었다.

    IFAB는 경기 진행을 더디게 만드는 '암초'를 제거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런 상황을 떠올려보자. 경기 종료까지 5분이 채 남지 않았는데 응원하는 팀이 한 점 뒤지고 있다. 그런데 상대팀 선수들이 이유 없이 그라운드에 드러눕는다. 애가 타는데 야속하게도 경기는 그렇게 끝이 난다. 중동의 전매특허인 '침대 축구'다. 이번 IFAB의 구상이 실전에 적용되면 침대 축구는 사라지게 된다. 침대 축구가 시작됨과 동시에 주심이 시계를 '스톱'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오래 누워 있어도 경기 시간엔 반영되지 않는다.

    골을 넣고 마치 경기장을 전세 낸 양 오래 세리머니를 하거나 선수 교체를 할 때 느릿느릿 걸어나가는 것도 모두 경기 시간에서 제외된다. 골 세리머니가 끝나고 선수 교체가 된 뒤에야 주심의 시곗바늘은 다시 움직인다. 관중은 주심의 시계와 연동된 전광판 시계를 통해 실제 남은 시간을 보게 된다. 골키퍼가 시간을 끌기 위해 공을 들고 6초 이상을 지체할 경우에도 가차없이 반칙이 선언된다. 괜히 시간 끌다간 낭패를 보게 되는 것이다.

    IFAB의 제안에 따라 바뀌는 그라운드의 풍경은 이뿐이 아니다. IFAB는 "코너킥이나 프리킥을 할 때 왜 꼭 패스를 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코너킥이나 프리킥 상황에서 키커가 패스하지 않고 직접 공을 드리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IFAB는 "19세기 중반만 해도 이런 방식으로 경기를 했다"며 "키커가 직접 드리블하면 경기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심판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안도 들어 있다. IFAB의 개선안에 따르면 심판 판정에 항의할 수 있는 선수는 각 팀의 주장뿐이다. 우르르 몰려가 심판을 둘러싸고 항의할 경우 심판은 그 팀의 득점까지 깎을 수 있다.

    IFAB는 이번에 발표한 개선안 가운데 규칙 개정이 필요하지 않은 사안은 시범적으로 즉시 운영하되 규정 개정이 필요한 부분은 내년 3월 연례 총회 때까지 논의해 결론을 내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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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 규정과 경기방식을 결정하는 IFAB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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