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설계·수행하며… 융합사고력·창의성 길러

    입력 : 2017.06.19 03:03

    학습·탐구 역량 키우는 R&E 활동 확산
    여러 분야 지식 연결해 문제 해결
    자기주도학습·소통능력도 '쑥쑥'
    8월 'R&E 전국대회'서 실력 겨뤄

    창의와탐구 제공
    인공지능과 로봇공학이 급격히 발전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산업 구조 재편, 일자리 감소 등 급격한 사회·경제적 변화도 뒤따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교육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과학기술적 창조력과 인문학적 상상력을 두루 향상하는 융합교육(STEAM)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흐름을 반영, 지난 4월엔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융합교육을 추진할 대학과 기업·기관 등을 모집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융합교육(STEAM)이란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예술(Arts), 수학(Mathematics)를 합친 말로, 융합적 사고력과 창의적 문제 해결력을 배양하는 교육을 뜻한다. 학문 경계를 넘나들며 생각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인재를 키워야 한다는 얘기다.

    ◇R&E 등 학교 현장에서도 융합교육 늘어

    최근 과학고와 영재학교, 특목·자사고는 물론 일반고에서도 확산하는 R&E(Research&Education)는 이러한 융합교육 취지와 일맥상통하는 활동이다. R&E는 학생들이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조사·연구하고, 보고서나 논문 쓰는 활동을 뜻한다. 주제를 스스로 선정하는 것은 물론 연구 과정도 자기주도적으로 설계해 진행한다. 학생들은 이러한 과정에서 창의적 문제 해결력과 융합적 사고력을 키울 수 있다. R&E는 최근 학습·탐구 역량을 중시하는 대학들이 입시에서 주목하는 비교과활동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R&E 활동에서 중요한 것은 보고서나 논문 같은 산출물(결과)이 아니다. 활동 과정에서 드러나는 자기주도성, 과제집착력 등이 더 중요하다. 또한 이를 통해 전공 적합성, 전공에 대한 이해도, 열정 등을 함께 키워야 한다. R&E 활동 후 ▲활동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 ▲어떠한 포부를 갖게 됐는지 ▲후속 연구 과제로는 무엇이 좋을지 등을 고민하면 더 효과적이다. 활동 결과가 예상과 다르거나 연구에 실패하더라도 ▲(실패를 통해) 새로 알게 된 점 ▲결과가 예상과 다른 이유 등을 잘 정리해 다음 연구 자료로 활용해야 한다.

    ◇초등생 때부터 관찰·연구 능력 키워야

    주입식 교육에 익숙한 학생들이 갑자기 R&E 활동을 하기란 쉽지 않다. 학생 스스로 궁금증(연구 주제)을 찾고 탐구 과정을 설계해 답을 찾는 활동인 만큼, 어려서부터 주위를 관찰하고 탐구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지난 2월 NASA(미 항공우주국)가 후원하는 세계창의력올림피아드(Odyssey of the Mind World Finals)에 출전할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초등부 은상을 거머쥐고, 뒤이어 열린 중국 창의력올림피아드에서도 2위에 오른 김도현(서울 개일초 5)·양원재(언주초 5)·윤혁준(서일초 4)·장준우(양서초 4)·민동윤(언북초 3)·하유정(왕북초 4)·홍준서(도성초 4) 학생이 바로 이런 사례다. 이들은 "친구들이 낸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실행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어려웠다"며 "하지만 우리 힘으로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큰 보람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이미경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장은 "국가대표로 선발된 일곱 학생은 모두 초등 3~5학년으로, 어려서부터 지속적으로 관찰·탐구 학습을 해온 덕분에 융합적 사고력이 잘 발달했다"고 설명했다.

    R&E를 통한 융합교육이 주목을 받으면서 관련 프로그램도 늘고 있다. ㈜창의와탐구가 도입한 '융합 프로젝트, 후츠파(이하 후츠파)' 수업이 대표적이다. 이 수업은 학생들이 주체가 돼 프로젝트를 설계하고 수행하며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드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초등 3~6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후츠파 수업은 총 4단계로 진행된다. 학생 스스로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할 팀을 구성하고 ▲팀원과 협의해 탐구 주제를 정하고 ▲주제 관련 기초 지식을 학습하며 프로젝트를 수행할 구체적 계획을 수립한 뒤 ▲계획을 토대로 연구·탐구활동을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문제 해결에 필요한 각종 실험을 자유롭게 한다. 그리고 완성한 프로젝트 산출물을 가지고 팀별로 발표하며 부족한 점을 보완한다. 이 소장은 "후츠파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여러 분야의 지식을 연결해 학습함으로써 융합사고력을 향상하고, 자기주도학습 능력과 프로젝트 수행 능력을 기를 수 있다"며 "팀원과 이견 조율하는 과정에서 소통 능력까지 강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탐구 능력 겨루는 대회도 속속 열려

    학생들이 자기주도적 탐구 역량을 선보이는 대회도 잇따라 열리고 있다. 오는 8월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2017 와이즈만 융합 R&E 전국대회(이하 R&E 전국대회)'가 열린다.

    R&E 전국대회는 와이즈만 후츠파 프로그램에서 과제를 수행한 초등 3~6학년이 학년별로 연구 내용을 발표하며 실력을 겨루는 대회다. 연구 과정과 산출물에서 드러나는 융합적 사고력과 창의성, 수학·과학 개념에 대한 정확한 이해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3학년 부문 대상을 받은 '심남이'(와이즈만 관악센터) 팀의 이지우군은 대회 참가 후 "다른 사람 의견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웠다"는 소감을 전했다. 같은 대회에서 4학년 부문 대상을 받은 '언어수학탐험대'(와이즈만 압구정센터) 팀의 정상우군은 "발표에 대한 두려움을 떨친 것은 물론 스스로 연구하고 탐구하는 과정의 즐거움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R&E 전국대회에서는 참가자들의 진로·진학을 돕는 융합콘서트도 열린다. 올해는 종이비행기 국가대표이자 타깃 맞추기 종목에서 기네스 세계기록을 보유한 이정욱 선수가 강연한다. 이 선수는 '종이비행기로 배울 수 있는 항공역학·유체역학' 등을 주제로 학생들과 이야기 나눌 예정이다. 염지수 와이즈만 초등기획팀장은 "꿈을 이룬 멘토들이 자기 경험을 전하는 융합 콘서트는 학생들의 도전정신을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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