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골프 세계랭킹 1~3위 세 명이 US오픈 골프대회에서 나란히 컷 탈락하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16일(현지시각) 미국 위스콘신주 에린 힐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제117회 US오픈 골프대회 2라운드 결과, 세계 1위 더스틴 존슨(미국)과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3위 제이슨 데이(호주)가 모두 3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현지 언론들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일어났다"며 "메이저 대회에서 세계 톱 3가 모두 컷 탈락한 것은 남자골프 세계 랭킹이 도입된 1986년 이후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더스틴 존슨.

특히 존슨의 경우 지난해 US오픈 우승자에다 올 시즌에도 시즌 3승을 거둔 만큼 충격이 상당했다. 존슨은 대회 개막 직전 둘째 아들을 얻어 다른 선수보다 하루 늦게 대회장에 도착했다. 그는 "아들이 하나 더 생기니 더욱 책임감이 생긴다. 아들들을 위해 우승하러 왔다"며 자신감을 내비쳤었다.

그러나 존슨은 1, 2라운드 합계 4오버파 148타로 컷 탈락했다. 컷 기준선인 1오버파와 3타 차이였다. 12번 홀까지 1오버파로 컷 통과 가능성이 있었지만, 이후 6개 홀에서 보기 3개를 쏟아내며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13, 14번 홀에서 연달아 퍼트를 세 번씩 하면서 보기를 기록했고, 17번홀에서는 약 3m파 퍼트에 실패했다.

존슨은 "연습은 충분히 했지만 뜻대로 안 되는 게 골프"라며 "가족이 있는 집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한 뒤 시즌 세 번째 메이저인 디오픈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로리 매킬로이.

지난 2011년 US오픈 우승자인 매킬로이는 존슨보다 더 부진했다. 1라운드에서는 페어웨이 적중률이 35%에 그쳐 출전 선수 156명 중 꼴찌인 공동 155위를 했다. 2라운드에서는 1언더파로 1라운드에 비해 7타를 줄였지만 컷 통과 기준에는 한참 못미쳤다. 5오버파 149타를 기록해 대회 중간에 짐을 싸 돌아가야 했다.

매킬로이는 경기가 끝난 뒤 불편한 심기를 여과없이 드러냈다. 그는 "나 자신에게 화가 났다. 1라운드에서 너무 타수 차가 벌어졌기 때문에 극복하기가 어려웠다"고 말한 뒤 믹스트존 인터뷰도 하지 않고 대회장을 떠났다.

제이슨 데이.

데이는 두 자릿수 오버파를 치는 망신을 당했다. 이번 대회 준비를 위해 일주일 전 에린힐스에 도착한 데이는 "그 어떤 메이저 대회 때보다 완벽한 준비를 끝냈다"고 했다. 4대 메이저 중 US 오픈에 가장 강한 모습을 보여왔던 데이였기에 대회 전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혔다. 그러나 10오버파 154타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세계 랭킹 상위권 선수들 가운데 헨리크 스텐손(6위), 알렉스 노렌(8위·이상 스웨덴), 존 람(10위·스페인), 저스틴 로즈(11위·잉글랜드), 애덤 스콧(12위·호주) 등도 2라운드 만에 짐을 쌌다. 세계 랭킹 12위 이내 선수 중에서 8명이 컷 탈락했고, 현재 살아남은 선수는 마쓰야마 히데키(4위·일본), 조던 스피스(5위·미국), 세르히오 가르시아(7위·스페인), 리키 파울러(9위·미국) 등 네 명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