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메이 총리, 런던 화재 현장 이튿날에야 방문… 피해자들 만나지도 않고 돌아가버려 주민들 '분통'

입력 2017.06.16 09:32 | 수정 2017.06.16 09:35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왼쪽 3번째)가 15일(현지시간) 대형 화재가 발생한 런던 시내 고층아파트 '그렌펠 타워'를 방문, 소방당국의 설명을 듣고 있다./연합뉴스

현재까지 17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된 런던 시내 고층아파트 화재 현장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방문했다. 그러나 화재가 발생한 직후가 아닌 이튿날에서야 현장을 찾았고, 피해 주민들은 만나보지도 않은 채 돌아가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15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이날 오전 그렌펠 타워 화재 현장을 방문했다. 런던 서부 래티머 로드에 위치한 24층짜리 그랜펠 타워는 전날 새벽 12시쯤 2층에서 화재가 발생해 건물 꼭대기까지 불길에 휩싸여 전소됐다.

런던 경찰청은 현재까지 사망자가 17명으로 확인됐으며, 아직 가족들과 연락이 닿지 않은 실종자 등을 고려할 때 사망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테러와 연관된 증거는 없다고 확인했다.

화재가 발생한 것은 14일 새벽이었다. 하지만, 메이 총리는 오후가 돼서야 총리실 대변인을 통해 '사고 수습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내각 회의를 소집한 것은 오후 4시였다. 현장을 찾은 것은 사건 당일이 아닌 이튿 날 오전이었다.

메이 총리는 현장에서 소방·구조당국 관계자들을 만나 설명을 들었지만, 주변 호텔과 체육관 등에 대피해 있는 주민들은 만나지도 않고 별다른 위로의 메시지도 남기지 않았다. 이에 대해 총리 측은 '안전상의 이유'라고 했다. 그러나 화재 진압 작업에 투입된 소방대원들을 격려하지도 않고 돌아가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총리실은 메이 총리의 현장 방문이 비공식적이라며 언론 취재를 제한하기도 했다. 그러나 메이 총리가 현장에서 직원들의 설명을 듣는 장면은 카메라에 포착됐다. '깨끗한' 소방복을 입은 런던소방청 간부들이 메이 총리 주변에 서서 설명하고 있고, 메이 총리는 턱에 손을 괸 채 이를 듣고 있다.

인디펜던트는 "메이 총리가 이번 비극으로 모든 것을 잃은 생존자들과 대화도 하지 않은 데 대해 많은 사람들이 격렬한 분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트위터를 보면, 한 네티즌은 "테리사 메이가 그렌펠 타워에 갔음에도 주민들을 만나지 않았다는 사실이 끔찍하다. 정말 끔찍하다"라고 남겼다. 또 다른 네티즌은 "테리사 메이는 오늘 오후 민주연합당(DUP)과 만난다고 한다. 그녀가 그렌펠 타워 거주자들과 만날 시간은 없었다. 역겹다"고 했다.

메이 총리가 떠난 후 제레미 코빈 노동당 대표가 화재 현장을 찾았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도 이날 애도 성명을 발표하고 "유가족들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기도한다"며 소방수의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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