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 정부' 법무장관 후보 안경환의 여성觀 논란

조선일보
입력 2017.06.15 03:03

[여성비하 파문일자… 安 "시대착오적 남성행태에 경종 울린것"]

- 저서에 "술자리엔 꼭 여자 있어야"
"젊은 여성 몸엔 생명의 샘 솟아… 구걸하느니 매춘으로 살 수 있어"

- 일부선 "악마적 발췌 편집"
"부분만 놓고 보면 마초같지만 전후 맥락을 보면 그 반대"

안경환 법무부장관 후보자
안경환(69·사진)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지난해 펴낸 책 '남자란 무엇인가'에서 여성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담는 등 여성관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안 후보자는 14일 "시대착오적인 남성들 행태에 경종을 울리고 궁극적으로는 남성 사회의 대변혁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기술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책은 서울대 명예교수인 안 후보자가 결혼과 섹스, 양성 평등 등 남녀 문제를 다룬 에세이집이다. 그는 서두에 '인생의 늦가을에 접어들면서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책 한 권쯤 남기고 싶은 욕망에 굴했다'고 썼다. 책에는 도발적인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젊은 여자는 정신병자만 아니라면 거지가 없다는 말이 있다. 구걸하느니 당당하게 매춘으로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젊은 여성의 몸에는 생명의 샘이 솟는다. 그 샘물에 몸을 담아 거듭 탄생하고자 하는 것이 사내의 염원이다' '위 세대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말이다. 술자리에는 반드시 여자가 있어야 한다. 정 없으면 장모라도 곁에 있어야 한다' '여성은 술의 필수적 동반자다. 이는 만국에 공통된 음주 문화다. 여성이 술꾼들을 잘 다루기 때문이다.'

여성 인권과 성 평등을 높은 가치로 추구하겠다고 밝힌 문재인 정부에서 핵심 역할을 맡아야 할 법무부장관으로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민의당 김유정 대변인은 이날 안 후보자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논평을 내고 "독재 정권에서조차 이렇게 많은 여성 비하 인사를 동시다발로 공직에 임명한 적이 없다"고 했다. 정의당 추혜선 대변인도 "문재인 대통령이 안 후보자 임명에 대해 숙고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행정관이 2007년 '남자 마음 설명서'라는 책에서 여성을 비하하는 서술을 담아 사과한 데 이어 비슷한 논란이 또 이어지자 여성계는 우려하고 있다. 이재경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자기 소신이 아니라 그런 얘기들이 있다는 식의 인용이나 설명이라도 오해의 여지가 있다면 부적절하다"고 했다. 여성학 박사인 조주은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남성의 본능 혹은 속마음을 솔직히 드러냈다는 점에서는 용기 있다고 칭찬받을지 모르지만 '남성이란 자고로 이런 동물'이라고 일반화하고 단정한 탓에 여성들보다 남성들이 더 불쾌해할 내용"이라고 했다.

하지만 책의 전체 맥락을 보지 않고 일부만 발췌해 문제 삼는 건 곤란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안 후보자의 여성관을 문제 삼는 기사들에 대해 "악마적 발췌 편집"이라고 비판했다. "남성이란 인간 속에 들어 있는 수컷다움을 비교, 풍자해 각성을 심어주려는 과정에서 남성-수컷의 속생각을 적어놓았는데, 그 부분만 뽑아 인용하면 완전 마초같이 보이지만 전후 맥락을 보면 그 반대"라며 "안 후보자가 서울대 법대 학장 재직 당시 여교수 채용에 힘써 여성단체가 주는 '여성 권익 디딤돌상'을 받았다"고 했다.

김성신(49) 출판평론가는 "전체적인 맥락을 보면, 중년 남성들과 대화하기 위해 그들이 이해하기 쉬운 '상대의 언어'를 썼다고 본다"고 했다. 한 여성단체 대표는 "안 후보자가 여성 문제에 대해 공(功)과 과(過)를 모두 갖고 있어 신중히 의견 수렴 중"이라고 밝혔다.

안 후보자는 법무부를 통해 "언론 등에서 일부 저서 내용을 발췌해 언급하고 있는 부분은 남자의 욕구, 공격성, 권력 지향성과 그에 따른 남성 지배 체제를 상세히 묘사하고 비판하기 위한 맥락에서 사용한 표현들"이라며 "현실을 비판하기 위해 사용한 표현들을 두고 오히려 구태를 정당화하는 것이라 해석하는 것은 진의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인물정보]
"여성은 술의 동반자"… 안경환 성적 표현 논란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