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郡 멧돼지 등살에… "먹이 줄게, 농가 습격 마"

    입력 : 2017.06.14 03:03

    수백마리씩 잡아도 피해 늘어 '먹이주기 관리'로 발상 전환
    전문가들 "대량 번식 악순환"

    충북 옥천군이 멧돼지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줄이기 위해 '역발상 당근책'을 내놨다.

    옥천군은 얼마 전부터 멧돼지에게 먹잇감을 주고 있다. 1차로 지난달 11일 당근과 고구마 200㎏을 청산면 교평리와 청성면 화성리 등 2곳의 멧돼지 이동 경로에 뿌려 놓았다. 고구마와 복숭아 농장이 있는 이 지역은 해마다 멧돼지가 자주 출몰해 밭을 파헤치고, 농작물을 먹어 치우는 바람에 농민들의 시름이 깊은 곳이다.

    베테랑 엽사(獵師) 등으로 구성된 옥천군의 유해 야생동물 자율구제단은 지난해 멧돼지 275마리와 고라니 1875마리, 올해는 멧돼지 104마리와 고라니 856마리를 잡았다. 하지만 야생동물에 의한 옥천군의 농작물 피해 면적은 2014년 4만2575㎡, 2015년 5만3129㎡, 지난해 9만4974㎡로 늘고 있다. 올해도 피해 신고가 101건 접수됐다. 멧돼지가 가장 큰 골칫거리다.

    군은 300만원의 예산을 책정해 가을 수확기까지 '멧돼지 먹이 주기' 시범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수렵이나 포획만으로는 굶주린 멧돼지를 퇴치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멧돼지를 먹여 농경지와 주택가로 내려오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곽경훈 옥천군 환경기획팀장은 "먹이를 먹고 산속으로 돌아간 멧돼지의 발자국이 발견됐고, 아직 피해 신고도 접수되지 않았다"며 "먹잇감이 충분하다면 멧돼지가 농경지를 습격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군은 예방 효과가 입증될 경우 추가 예산을 편성할 방침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옥천군의 이 같은 시도에 우려도 나타내고 있다. 한상훈 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은 "계속 먹이를 제공했다가 자칫 멧돼지 번식 환경만 좋아지면 개체 수 증가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지역정보]
    충청북도 남부에 위치한 옥천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