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절실한 국가 통계 시스템의 선진화

조선일보
  • 박성현 서울대 통계학과 명예교수
    입력 2017.06.14 03:08

    박성현 서울대 통계학과 명예교수
    박성현 서울대 통계학과 명예교수

    국가에서 주택 건설 정책을 펼 때에 가장 중요한 통계는 주택보급률로, 이는 총주택 수를 총가구 수로 나누어 나온 수치이다. 그런데 2015년에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주택보급률은 102.3%로, 이 수치대로라면 우리나라 주택은 양적으로 충분해 보인다. 반면 통계청이 발표한 주택보급률은 85.6%에 그쳐 주택 공급을 계속 늘려나가야 한다. 이런 차이는 다가구주택을 여러 채로 보느냐, 한 채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통계이다. 이같이 부서 '제각각 국가 통계'가 오랜 고질병이지만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데이터 기반의 4차 산업혁명이 우리 사회에 몰아치고 있다. 이 혁명에서 가장 중요한 인프라 중 하나는 국가가 생산하는 공공 데이터의 효율적인 관리와 개방이다. 정부의 여러 부처에서 생산하는 주택, 의료 건강, 기후 환경, 인구센서스, 국민소득, 교통 등에 관한 통계 데이터는 특히 빅데이터에 매우 유용하게 활용돼 많은 벤처 기업을 창출할 수도 있으나, 우리나라는 아직 정부 통계 전체를 통합하고 표준화할 역량을 갖추지 못했고 공공 데이터 공개도 부진하다.

    통계청은 그간 경제기획원과 기획재정부에 소속돼 경제 통계 위주의 국가 통계를 다루어왔다. 이제는 경제 통계 이외에 기후 환경, 교육, 의료, 과학기술, 산업 통계 등 중요한 국가 통계가 많아졌다. 향후 '통계 독립'이 필요하며 통계청을 국무총리 직속의 '국가통계처'로 격상시켜 정부 부처 모두를 총괄하는 '국가 통계 컨트롤타워' 기능을 제대로 하게 해야 한다. 통계 선진국들인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이 중앙통계기관을 독립기관으로 지정해 운영하는 것을 본받을 필요가 있다. 국가통계처장을 국무회의에 배석시켜 국가 중요 안건에서 데이터 정보를 활용하도록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데이터 기반의 4차 산업혁명으로 가는 데 좋은 기반이 될 것이다.

    또한 모든 통계 작성 기관에서는 통계 업무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통계 전문가들이 업무를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면, 1990년에 통계국이 통계청으로 승격된 후 27년간, 역대 통계청장 15명 중 대부분이 기획재정부 출신으로 통계 전문가들이 아니며, 평균 임기도 2년 미만으로 임시로 거쳐 가는 자리였을 정도다. 선진국들은 모두 통계청장의 기본 임기가 5년 이상으로 통계 전문가가 맡고 있으며, 연임도 가능하게 되어 있다.

    [기관정보]
    각종통계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통계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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