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직업적 도덕성'과 김상곤, 송영무, 안경환

조선일보
입력 2017.06.14 03:19

김상곤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992년 쓴 서울대 박사 학위 논문에서 국내외 9개 문헌 44개 부분을 정확한 출처 표시 없이 베껴 썼다고 한다.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출처나 인용 없이 타인 문장을 베끼면 '연구 부정'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연구 부적절' 행위에 해당한다고 했다. 석사 학위 논문은 표절이 더 심하다고 한다. 약 130곳 표절이 의심되고, 일부분은 아예 다른 논문을 통째로 베꼈다는 의혹도 있다.

김 후보자는 2009년 경기도교육감에 당선되기 전 대학과 연구소에서 30년 근무했다. 그런데 '한국연구업적통합정보시스템'에 오른 논문 실적은 석사 논문과 2008년 학술지에 실린 논문 두 건뿐이다. 박사 논문을 합쳐도 알려진 거로는 세 건이다. 일부 누락된 실적이 있을 수는 있어도, 수십년 학술 활동을 한 학자가 맞느냐는 생각이 든다. 학위 전부가 표절 의혹 논문으로 딴 것이고 연구 활동도 한 것이 없는 사람이 다른 자리도 아닌 교육부 장관이 된다는 것은 당혹스러운 일이다.

송영무 국방장관 후보자의 경우 2008년 해군참모총장 퇴임 후 대형 로펌과 방산업체에서 일하며 로펌에서 연 1억5000만원, 방산업체에선 연 8000만원의 고문료·자문료를 받았다고 한다. 송 후보자는 "세금 탈루 등은 없었다"고 했지만 군인으로 최고 자리에 올랐던 사람이 군을 상대로 사업하는 회사에 들어가 돈을 받는 게 적절했는지 의문이다. 방산업체에 취업한 퇴역 장군이 현역 군인들로부터 정보를 빼내고 대가로 돈을 주는 유착 비리는 그동안 끊임없이 발생했다. 방산업체에 종사했던 국방부 장관이 방산 비리를 개혁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안경환 법무장관 후보자는 3년 전 신문 칼럼에서 자신의 음주운전과 다운계약서 작성 사실을 고백했다. 칼럼에서 그는 "(나는) 다운계약서를 통해 부동산 취득세를 덜 냈을 것이다. 당시의 일반적 관행이었다 해도 결코 옳은 일은 아니었다"고 했다. 음주운전도 여러 차례 있었다고 했다. 그런 행위들이 관행 비슷하게 벌어지던 때가 있긴 했다. 보통 사람이라면 어떤 시기, 어떤 상황이었냐에 따라 넘어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법치(法治)를 책임져야 할 법무장관 후보가 그런 위법(違法)의 과거가 있었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김상곤, 송영무, 안경환 세 후보자는 새 정부 핵심 공약과 개혁을 맡아야 할 사람들이다. 그런데 바로 자기 업무와 직결된 흠결이 터져 나왔다. 인사 검증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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