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증인 설전 벌이자 웃음 터트린 朴…유진룡은 작심 증언

입력 2017.06.13 16:51 | 수정 2017.06.13 17:16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이 13일 오후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65)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55·사법연수원 24기) 변호사와 증인으로 출석한 유진룡(61)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법정에서 설전을 벌였다. 박 전 대통령은 두 사람의 설전을 지켜보다 갑자기 웃음을 터트렸다.

유 전 장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13일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61)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장관은 박근혜 정부 초대 문체부 장관으로 발탁됐다. 이후 청와대의 ‘인사 지시’를 따르지 않아 면직됐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이날 재판에서 노태강 당시 문체부 체육국장(현 문체부 2차관) 등을 경질할 것을 지시받은 상황 등에 대해 증언했다.

2013년 4월 최씨의 딸 정유라씨가 출전한 전국 승마대회에서 판정 시비가 일자 청와대는 문체부에 진상 조사를 지시했다. 당시 체육국장이었던 노 차관은 승마계의 고질적인 파벌 싸움을 지적하며 최씨 쪽도 문제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했다.

박 전 대통령은 그해 8월 유 전 장관을 청와대로 불러 노 차관과 진 전 과장을 징계하라고 지시했다.

유 전 장관은 “당시 청와대에서 노 국장이 많은 문제가 있었다고 했지만, 노 국장은 상사나 부하직원들로부터 최선의 성적을 받은 사람”이라며 “노 국장을 쫓아내기 위해 그같이 얘기하는 건 말도 안 되는 변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기 인사 때까지 인사를 미루려고 하자 모철민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 전화해와 ‘부처가 큰일나니 노태강을 징계 형식으로 부쳐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노 국장이 울면서 '부처가 곤란해지니 제발 저를 징계하는 모양새를 갖춰달라'고 했다"면서 "할 수 없이 (노 국장을) 한 달간 직무정지 상태로 놔두고 박물관으로 옮겨가도록 했다”고 했다.

변호인 측의 반대신문 과정에서 유 전 장관과 유 변호사는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유 변호사는 유 전 장관에게 승마협회 관련 비리 조사에 대한 질문을 건네며 “아까 검사 질문 중 ‘거듭되는 보고와 지시를 받으면서’라는 부분이 있었다. 누구에게 언제 몇 차례 (보고와 지시를) 받은 것이냐”고 물었다.

유 전 장관은 “변호사가 예를 든 문장에 다 나온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걸(증인 신문 내용이 적힌 종이) 주시면 표시해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유 변호사는 “뭘 줘요 주긴. 듣고 얘기하면 되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전 장관도 “나한테 큰소리치느냐”고 응수했고, 유 변호사는 “반말하지 말라”고 맞받았다.

고성이 오고가자 재판부가 개입했다. 재판부는 “흥분하면 사건 파악, (재판) 진행이 어려워진다”며 “감정적인 면이 개입되지 않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박 전 대통령은 증인신문이 진행되는 동안 굳은 표정으로 유 전 장관을 쳐다보거나 눈을 감은 채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그러다 유 전 장관과 유 변호사가 설전을 벌이자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가 고개를 숙여 얼굴을 감췄다. 웃음을 터뜨린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옆에 앉아있던 채명성 변호사에게 귓속말로 무언가를 얘기한 뒤 다시 굳은 표정으로 재판에 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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