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 아닌 선수를 위해' 제주 "CAS까지 간다"

    입력 : 2017.06.11 09:55

    "선수들을 생각해서라도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봐야죠."
    장석수 제주 대표이사의 목소리는 절박했다. 항소까지 실패할 경우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까지 가겠다는 입장이었다.
    제주는 9일 충격적인 소식을 전해들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징계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일본 우라와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라와 레즈와의 2017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6강 2차전에서 경기 후 난투극에 가담한 선수들에게 중징계를 내렸다. 심판을 밀친 조용형은 6개월 자격정지에 제재금 2만 달러(약 2240만원), 무토 유키를 팔꿈치로 가격한 백동규는 3개월 자격정지에 제재금 1만5000달러(1680만원), 마키노를 추격한 권한진은 2경기 출전정지 및 1000달러(112만원), 이를 관리하지 못한 제주 구단도 벌금 4만 달러(약 4500만원)를 받았다. 우라와는 2만 달러의 징계에 그쳤다.
    제주는 충격을 넘어 멘붕에 빠졌다. 징계는 어느정도 예상했지만 그 수위가 너무 높았다. 선수들은 K리그는 물론 친선전까지 모든 경기의 출전길이 막혔다. 조용형의 경우, 징계가 발효된 6월9일부터 12월8일까지 경기에 나설 수 없어 올 시즌이 마감됐다. 은퇴를 앞둔 34세 선수 입장에서는 선수생명까지 걸린 문제다. 일단 제주는 AFC에 항소하기로 했다. 장 대표는 "우리가 잘못한 부분을 분명히 인정한다. 하지만 징계가 너무 과한 측면이 있다. 구단 명예가 아닌 선수들을 위해서라도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봐야하지 않겠나"라며 "일단 항소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CAS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제주의 항소 근거는 크게 두가지다. 첫번째는 형평성이다. 과거 사례에 비해 유독 높은 징계가 나왔다는 것이 제주의 생각이다. 실제 지난 사례들을 살펴보면 조용형, 백동규 보다 훨씬 더 큰 가격을 한 상황에서도 이보다 약한 징계가 내려진 것이 많다. 물론 케이스에 따라 적용 근거 등이 달라지겠지만, 그간 유독 K리그에 엄격했던 AFC의 잣대가 이번에도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할만한 여지가 있다. 두번째는 절차다. 제주는 AFC의 요청에 따라 8일 10장 분량의 소명서를 제출했다. 우라와 측의 도발 장면 등이 포함된 소명서였다. 하지만 AFC는 제주가 소명서를 보낸 당일 징계위원회를 열었다. 예멘, 사우디, 이란 3인의 징계위원회 멤버들이 직접 모여 회의를 한 것도 아니고, 유선으로 징계를 결정했다. 장 대표는 "시간만 봐도 우리의 자료를 다 읽어보기 어렵다. 우리의 자료를 보지 않고 이미 정해진 수위에 끼워맞추기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고 허탈해 했다.
    제주는 AFC에 징계 결정이유문을 요청하고, 이에 따른 항소문을 작성 중이다. 제주는 프로축구연맹과 공조에 항소 과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항소는 징계가 내려진 9일부터 10일 이내로 할 수 있다. 항소를 해도 징계가 멈춰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제주는 당장 18일 강원과의 K리그 클래식 14라운드부터 해당 선수들을 기용할 수 없다. 일단 축구계는 AFC가 징계를 번복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제주는 징계의 수위를 낮추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자칫 이번 징계로 무너질지도 모르는 선수의 미래를 위해서다. 징계를 받은 해당 선수들은 큰 충격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 관계자는 "상황 반전이 힘들다고 손을 놓을 수는 없다. 그래도 구단은 선수를 지켜야한다. 마지막 절차까지 생각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라고 전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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