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부가 최대 고용주가 되는 나라

      입력 : 2017.06.05 03:19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개통한 일자리위원회 홈페이지에 "정부가 일자리를 위한 최대 고용주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직접 (일자리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고 했다. "청와대는 일자리 인큐베이터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는 분명하다. 하지만 '정부가 최대 고용주가 되어야 한다'는 대통령의 생각에 대해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새 정부의 일자리 정책은 '공공 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과 '비정규직 제로(0) 압박'에 무게 중심이 쏠려 있다. 모두 국민 세금을 쏟아붓거나 기업계를 압박하면 되는 일이다. 세계 어느 나라 정부도 할 수 있다. 물론 성공한 나라도 없다. 부가 가치를 만드는 민간에서 창출되지 않은 일자리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공공부문은 한번 뽑아놓으면 임금이 자동적으로 높아지는 데다 사망 때까지 연금도 책임져야 한다. 전부 국민 부담이다. 그런데도 민간 일자리 창출을 위한 규제 개혁과 노동시장 개혁 등 정부가 꼭 해야 할, 힘들지만 본질적인 접근은 뒷전이다.

      소방관, 사회복지 등 증원이 필요한 공공 분야가 분명히 있다. 그러나 어디에 얼마나 필요한지 수요 조사도 없이 올 하반기에 무조건 공무원 1만2000명을 뽑는다고 한다. 특히 저출산으로 학생 수가 급감하는 판에 5년간 교사 1만5900명을 늘린다는 것은 제정신인지 의아하다. 전(前) 정부에 비하면 10배 가까운 폭증이다. 대통령 공약 사항인 고교 학점제와 1수업 2교사제를 하려면 교사가 더 필요하다는 논리이지만 전국 초·중·고 학생 수는 2010년 723만명에서 2016년 588만명으로 줄었다. 현재도 우리나라의 교사 1인당 학생 수(초등학교 기준 16.9명)는 OECD 평균(15.1명)이나 핀란드(13.3명)보다는 못해도 일본(17.1명), 프랑스(19.4명), 영국(19.6명)보다 낫다.

      교사 숫자를 늘리는 게 급한 게 아니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교육을 어떻게 개혁할 것인지, 그에 맞는 교사와 교육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런 건 다 덮어두고 교사를 증원하는 건 엉터리 수요 예측으로 건설했다가 결국 파산한 의정부 경전철과 무엇이 다른가.

      일자리위원회는 이달 중에 관계 부처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7월부터 규제 개혁 대상을 발굴해 신(新)성장산업에 대한 규제를 풀겠다고 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낼 게 아니라 국회에서 잠자는 경제 활성화 법안들을 통과시켜 새 정부의 진짜 일자리 창출 의지부터 보여줘야 한다. 정부는 최대의 고용주가 아니라 규제·노동 개혁 총사령부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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