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미래] "이제 사회공헌도 경쟁 아닌 협력"

    입력 : 2017.05.30 03:05 | 수정 : 2017.06.02 16:38

    [Collective Impact]
    자폐장애인 자립·지역아동센터 청소년 삶의 질 향상 등 공통의 목표를 위한 파트너십

    주민석(가명·21·S대 컴퓨터공학부 2년)씨는 아스퍼거 증후군을 지닌 자폐성 장애인이다. 사회성은 떨어지지만 한 분야에서 집중력이 뛰어나 '천재의 병'이라고도 불린다. 주씨는 현재 '테스트웍스'라는 사회적기업의 인턴으로 근무 중이다. 소프트웨어(SW)를 출시하기 전 문제가 없는지 테스팅을 하는 일을 한다. 주씨의 취업엔 특별한 이들이 함께했다. 게임과 놀이로 사회성을 훈련받는 소셜벤처 '모두다' 프로그램, 도시농업으로 사회성을 키우는 소셜벤처 '동구밭', 후원기업 SAP코리아 등이다. 이들은 모두 '자폐성 장애인의 자립'을 위해 협력하는 'AIN(Autism spectrum disorder Impact Network·자폐성 장애인 임팩트 네트워크·이하 AIN)' 멤버들이다.

    KB국민은행의 ‘KB스타비 꿈틔움 프로젝트’ 현장, 2017 행복얼라이언스 멤버사 협약식 현장, MYSC의 AIN 프로젝트 현장(위에서부터).
    KB국민은행의 ‘KB스타비 꿈틔움 프로젝트’ 현장, 2017 행복얼라이언스 멤버사 협약식 현장, MYSC의 AIN 프로젝트 현장(위에서부터). /각사 제공

    ◇AIN, 자폐성 장애인의 자립을 위해 뭉쳤다

    사회공헌에서 '컬렉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가 중요 키워드로 뜨고 있다. 기업, 정부, 비영리단체 등 다양한 섹터의 조직이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는 사회공헌을 말한다. 마이클 포터와 함께 CSV 개념을 도입한 마크 크래머(Mark Kramer)가 2011년에 발표한 개념이다. 사회혁신 컨설팅·투자 전문 기업 MYSC가 지난해 초 구성한 'AIN'이 대표적이다. 이예지 MYSC 선임 컨설턴트는 "일자리뿐 아니라 정보 접근성, 사회성 함양 등 자폐성 장애인이 자립할 수 있도록 단계별로 구조화해 지원하는 게 필요했다"고 말했다.

    현재 AIN은 소셜벤처 6곳이 가입돼 있다. 느린 학습자와 자폐성 장애인을 위한 독서콘텐츠를 제작하는 '피치마켓', 장애인을 위한 놀이도구를 제작하는 '플레이31'은 교육을 담당한다. '동구밭'은 도시농업을 통해 사회성을 키워주고, '모두다'는 게임과 놀이를 지원한다. 취업은 '테스트웍스(소프트웨어 테스터)'와 '커피지아(커피로스팅)'가 맡는다.

    소셜벤처들만 협력하는 게 아니다. 한국의학연구소·신촌세브란스병원 등의 연구기관, SAP코리아·이랜드이서비스·하나은행 등 기업들도 힘을 보탠다. 이예지 컨설턴트는 "컬렉티브 임팩트는 협업하면서 각 팀의 역량이 강화되는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KB스타비 꿈틔움 프로젝트… 12개 비영리단체가 손잡았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부터 컬렉티브 임팩트 방식의 'KB스타비 꿈틔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 청소년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게 사업목표다. 사업 첫해 KB국민은행은 11개 파트너 기관을 한 곳에 모아 총 3차례의 사업 피드백을 진행했다. 김병재 KB국민은행 사회협력부 차장은 "사업 초기 경쟁 입장에 있는 기관들을 모아 커뮤니케이션하는 게 어색했지만 지역아동센터 아동들의 종합적인 지원이라는 목표에 공감하면서 협력 방안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여덟 살 때부터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한 김유민(17)양과 같은 사례다. 김양은 지난해 'KB스타비 꿈틔움 프로젝트'를 통해 장학금(지역아동센터 중앙지원단)과 학습멘토링(아이들과미래), 교복(대한적십자사), 공부방 환경 개선(구세군) 등의 지원을 받았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더 이상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지는 않지만, 'KB스타비 꿈틔움 학습멘토링'을 통해 학업적인 도움을 받고 있다. 올해엔 아동들의 진로멘토링을 돕는 'KB스타비 직업탐구' 프로그램도 신설됐다. 파트너인 소셜벤처 위즈돔의 김주현 본부장은 "서울 외에도 전국 청소년의 진로 탐색을 확대해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행복얼라이언스, 공통 사회공헌 브랜드로 기업 인지도 향상에 강점

    행복얼라이언스는 SK그룹 주도로 지난해 말 결성된 기업 사회공헌 연합체다. 2017년 멤버사는 총 22곳으로 SK그룹뿐만 아니라 SM엔터테인먼트, 금호타이어, 전자랜드, 도미노피자, 토니모리 등 다양한 브랜드가 참여한다. 송제훈 행복나눔재단 팀장은 "복잡·다변화되는 사회문제를 함께 풀어보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멤버사들의 구체적인 공통의 목표 과제는 없다. '사회공헌 플랫폼'을 지향한다. 다만 SK가 중심이 돼 출범한 만큼, 초반에는 SK가 설립한 사회적기업인 '행복도시락'과 '행복한학교'를 중심으로 결식아동 지원과 교육격차 해소에 방점을 둔다는 입장이다.

    지난 2월에는 2016년 멤버사와 함께 온라인 서명에 참여한 사람 수만큼 아동들에게 기부물품을 전달하는 행사를 진행, 3만641명이 서명에 참여했다. 2017년 멤버사인 SM엔터테인먼트도 소속가수인 소녀시대 서현을 행복얼라이언스 홍보대사로 내세웠다. 일반인 대상 서포터즈도 모집한다. 서포터즈는 행복 얼라이언스가 시행하는 봉사 활동에 참여하거나 멤버사의 상품 구매와 연계한 기부 활동 등을 통해 사회공헌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송제훈 팀장은 "앞으로는 멤버사들도 각자 이슈를 발제하고 협의체 간의 논의를 거쳐 협력적 사회공헌 활동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더나은미래 온(On)’ 지면은 온·오프라인 연계 코너로, 한 달간 온·오프라인을 달궜던 공익 이슈를 더나은미래 취재팀이 선정해 매달 마지막 주 화요일에 뉴스큐레이션 형태로 제공한다. 자세한 기사 내용과 생생한 사진 및 동영상은 ‘더나은미래 홈페이지(futurechosun.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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