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생명과학·사회과학' 특화… 4차 산업혁명 이끌 '의과학 인재' 육성

    입력 : 2017.05.29 03:03 | 수정 : 2017.05.29 03:06

    [ 대학을 말하다 ]이훈규 차 의과학대학교 총장

    "앞선 대학들을 따라잡으려면 남들 다 가는 길로 가선 안 됩니다. 그렇게 해선 평생 못 따라잡습니다. 새로운 길에 도전해야죠. 가다가 실패하면 추스르고 다른 걸 시도하면 돼요. 계속 전진(前進)하다 보면 도약할 기회는 반드시 옵니다."

    올해 개교 20주년을 맞은 차 의과학대학교를 이끄는 이훈규(64) 총장은 거침이 없었다. 검사장·변호사 경력을 뒤로하고 지난 2012년 차 의과학대로 옮기면서 '차차차(CHA-CHA-CHA)'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던 그다. '차차차'는 '도전·변화·기회(CHAllenge·CHAnge·CHAnce)'의 줄임말이다. 이 총장은 "역사 깊고 비대한 조직은 구조상 시스템을 바꾸기가 어렵다. 그런 점에서 차 의과학대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학교를 혁신할 조건을 갖춘 셈"이라고 했다. 길지 않은 20년 역사, 한 해 신입생 540여 명에 불과한 작은 몸집이 오히려 장점이라는 것이다.

    ◇학종 도입… '맞춤형 의과학 인재' 선발

    경기 포천에 있는 차 의과학대는 의학과 생명과학·사회과학을 결합한 차세대 학문 의과학을 특화한 전국 유일의 대학이다. 1997년 포천중문대로 출발해 2009년 교명을 바꾸고 보건의료·생명과학·융합과학 분야 인재를 집중 육성하는 학교로 거듭났다. 현재 ▲간호학과 ▲의생명과학과 ▲바이오공학과 ▲식품생명공학과 ▲보건복지행정학과 ▲보건의료산업학과 ▲스포츠의학과 ▲데이터경영학과 ▲의료홍보미디어학과 ▲미술치료·상담심리학과 ▲약학과 등 11개 학과로 구성됐다. 차병원의 지원 아래 의학전문대학원도 운영 중이다. 이 총장에 따르면 모두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를 다루는 학과다. 관련 학계와 업계의 변화가 워낙 빨라 학과 전략과 커리큘럼을 그때그때 수정하고 있다고 했다. "올해 첫 졸업생을 배출한 데이터경영학과는 빅데이터 분석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평범한 경영학과로는 남보다 앞서기 어렵다는 생각에 고민하던 중 미국 명문 경영대학원인 와튼스쿨의 데이터분석경영학부를 벤치마킹해 도입했습니다. 2015년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개설했던 미술치료·상담심리학과는 지난해 수시 경쟁률이 6.8대1로 매우 높았습니다. 낯선 학과라 성공할 수 있을지 걱정이 컸지만, 지금 업계 인력 수요가 아주 많습니다. 합리적 의사 결정이 가능한 작은 학교가 아니면, 도전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이 총장은 학과 발전 전략을 수립하는 회의를 6개월마다 주재한다. 다른 대학은 1년마다 하는 경우가 많다. 이 총장은 "안 된다 싶은 건 빠르게 버리고, 된다 싶은 건 속히 받아들이는 자리"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나온 안(案)이 다양한 변화를 이끌어냈다. "학교 특성을 살려 자연계 학생뿐 아니라 인문계 학생에게도 의학 용어·해부학·공중보건학을 가르쳤습니다. 업계 트렌드에 따라 새로운 강의를 개발해 학과 경쟁력을 강화한 것도 여기서 창출한 성과입니다."

    올해 차 의과학대는 입시 전형에서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전체 모집 인원의 75%를 수시모집으로 선발하겠다며 입시의 추(錘)를 정시에서 수시 중심으로 옮긴 것이다. 지난해는 수시와 정시 비중이 비슷했다. 처음으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도입하고 모든 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하는 변화도 단행했다. 전체의 41%를 학종, 34%를 학생부교과전형, 25%를 정시로 뽑는다. 이 총장은 의과학 분야 인재 역량을 가늠하는 데 정시보다 수시가 적합하다고 봤다. 그는 "수능 점수에 맞춰 지원한 학생이 중간에 이탈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우리 학교에 오고 싶어하는 학생을 뽑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했다.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학문인 만큼 어느 분야보다 바른 인성과 성실성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학생들의 열의와 발전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맞춤형 인재를 선발하려 합니다."

    이훈규 차 의과학대 총장은 “4차 산업혁명에 맞서 개방적인 자세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훈규 차 의과학대 총장은 “4차 산업혁명에 맞서 개방적인 자세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신영 기자
    ◇2018학년도 전액 장학생 70% 달해

    차 의과학대는 IT 지식과 전공 기초를 강화하고, 졸업 시 일정 토익(TOEIC) 점수를 갖추도록 하는 등 외국어 교육을 의무화했다. 복수 전공과 전과 제도를 활성화해 전공 간 벽도 허물었다. 방학 때 어학·VR 제작·세무 회계 등 각종 강의를 무료 제공한다. 특히 이 총장이 강조한 것은 차병원 네트워크를 활용한 글로벌 실무 교육이다. 차병원은 병원·벤처·안티에이징 라이프 센터·연구기관 등 의학 및 바이오 분야에 특화돼 있다. 전국에 분당차병원·강남차병원·차움 등 8개 병원을 운영하며, 미국·일본·중국·아르메니아 등 국내외에 의료기관 및 연구기관을 뒀다. 차 의과학대 학생들은 이 같은 최첨단 시설에서 실무 교육을 받는다. 우선 채용 혜택을 받기도 한다. "취업률 100%로 잘 알려진 간호대학·약학대학 외에,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스포츠의학과도 지난 2월 취업률 100%를 기록했습니다. 바이오공학과·데이터경영학과·의료홍보미디어학과 취업률도 80% 이상이고요. 고령화 사회를 앞두고 헬스케어 산업이 확장되는 추세라 전망은 더 밝습니다."

    현재 차 의과학대생 절반은 수업료 전액을 장학금으로 받는다. 2018학년도엔 전액 장학생이 70%에 달할 예정이다. 신입생 입학 성적 상위 10% 학생에게 총장장학금을 준다. 4년 등록금 및 석사 등록금까지 포함한다. 올해는 또 다른 신입생 10%를 대상으로 하는 'CHA Star 인재발굴장학금'을 추가했다. 성적과 상관없이 독특한 재능을 가진 신입생에게 4년 등록금을 제공한다. "학업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성장 가능성을 지원할 생각입니다. 예컨대 스포츠의학과 신입생이 '노래 잘한다'는 장점을 내세워도 됩니다. 앞으로도 학생이 다양한 방식으로 더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구상하려고 해요. 행복이 창의적 인재를 키우는 원동력이라는 것을 저는 믿습니다."
    경기 포천에 있는 차 의과대학교 전경.
    경기 포천에 있는 차 의과학대학교 전경. /차 의과학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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