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어벤저스’가 돼줄까?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거의 한 달,
청와대 조직이 모양새를 갖춰나가고 있다.

  • 구성 및 제작= 뉴스큐레이션팀 이시연

    입력 : 2017.06.05 08:40 | 수정 : 2017.06.05 10:54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대통령이 임명 또는 지명하는 인선에도 이목이 쏠린다. 대통령과 함께 국정을 이끌 자들을 보면, 향후 새 정부의 정책 기조가 무엇인지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통령제인 우리나라에서는 대통령의 업무 수행과 권력 유지를 위해 청와대의 역할이 큰 만큼 국민들은 청와대 주요 참모들이 어떤 사람인지를 궁금해한다.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서 보좌하는 청와대 조직을 살펴봤다.

    청와대 '4실·8수석·2보좌관' 체제로 개편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튿날 청와대 조직 개편을 발표했다. 박근혜 정부 때 '3실·10수석 체제'였던 청와대가 '4실·8수석·2보좌관' 체제로 바뀌었다. 기존 비서실·안보실·경호실에 정책실이 더해졌고, 비서실장 산하에는 정무·민정·사회혁신·국민소통·인사수석을, 정책실장 산하에는 일자리·경제·사회수석과 경제·과학기술보좌관을 설치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는 정책실을 따로 두면서 장관급인 실장 한 자리가 늘었다. 차관급인 수석은 두 자리 줄었지만, 대신 차관급 보좌관 두 자리가 새로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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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책실을 복원시킨 점, 외교안보수석을 없애고 국가안보실을 강화한 점 등 문재인 정부의 초기 청와대 조직도는 참여정부 때와 유사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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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명의 실장과 8명의 수석비서관

    □ 50대 젊은 비서실장
    문재인 정부의 초대 청와대 비서실장은 임종석(51)이다. 비서실장은 대통령 직속 기관인 비서실을 총괄하는 자리로, 대통령의 명을 받아 사무를 처리하고 소속 공무원을 지휘·감독한다.

    대표적인 '86(80년대 학번, 60년대 출생) 그룹' 정치인인 임 비서실장은 민주당 19대 대선 경선 전부터 문 대통령의 일정과 메시지를 총괄했고, 선대위에서도 비서실장을 맡았다. '친문(親文)' 색채가 옅고 친화력이 뛰어나 여야 정치권에 폭넓은 인맥을 갖고 있다.

    임 비서실장은 전남 장흥 출신으로 한양대학교 총학생회장이던 1989년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3기 의장을 맡았다. 당시 '임수경 방북' 사건*을 주도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3년 6개월 복역한 전력이 있다.

    비서실장 인선이 발표되자 정치권에서는 "청와대가 젊어졌다"는 평이 나왔다. 이전 정부 비서실장이 70대였던 것과 비교해 비서실장의 연령이 대폭 낮아졌다. 아울러 "권력의 핵심인 청와대 비서실장에 '주사파'* 출신이 임명돼 우려된다"는 평도 있다.

    ** 임수경 방북 사건: 1989년 6월 30일 한국외국어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이던 임수경이 평양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대표로 방북했다가 46일 뒤 판문점을 통해 귀환했다.

    ** 주사파: 1980년대 중반부터 활동한 운동권 학생들.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지도이념과 행동지침으로 내세우고 북한의 남한혁명노선을 추종하면서 민족해방(National liberation)을 강조했기 때문에 'NL파'라고도 불린다.

    51세 임종석 실장, 작고 낮고 젊은 청와대로

    □ '삼성 저격수' 별명의 경제학자
    문재인 정부의 초대 청와대 정책실장에 임명된 장하성(64)은 재벌 개혁을 외치던 진보적 경제학자다. 정책실장은 외교·안보를 제외한 경제·사회·교육 등 국가 정책 전반과 관련해 대통령을 보좌한다.

    광주 출신으로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온 장 정책실장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고 1990년 한국에 돌아온 후 참여연대 등에서 '경제 민주화' 시민운동을 주도했다.

    1998년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계열사 간 부당 내부 거래 등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삼성 저격수'란 별명을 얻기도 했으며, 2006년엔 '장하성 펀드'를 만들어 지배 구조가 모범적인 우량 기업에 투자하는 새 방향을 모색하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장 정책실장 임명에 대해 "재벌 때리기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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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보 컨트롤타워에 오른 다자외교통
    정의용(71) 신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문 대통령의 외교 자문 그룹인 '국민 아그레망' 단장으로서 새 정부의 외교·안보 기조를 디자인했다.

    서울에서 태어난 정 안보실장은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했다. 외무고시 5회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 조정관, 국제노동기구(ILO) 이사회 의장, 주제네바·이스라엘 대사를 역임했다.

    문 대통령이 정 안보실장을 임명한 것은 앞으로 안보정책을 외교 중심으로 운영해 나가겠다는 밑그림을 제시한 것이다. 정 실장은 외교관 시절 주로 통상을 담당했고, 북핵 관련 업무를 다룬 적이 없다. 이에 정치권에서 "북한 핵·미사일 문제 해결을 후순위로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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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 前대통령 내외 지킨 경호전문가
    문 대통령이 초대 경호실장으로 임명한 주영훈(61)은 김해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순간까지 경호를 담당했던 경호팀장이다. 노 전 대통령 서거 뒤에도 권양숙 여사의 비서실장을 맡았다. 이 때문에 '봉하마을 실장'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주 경호실장은 충남 출생으로 한국외국어대 아랍어과와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을 나왔다. 1984년 경호실 공채로 청와대에 들어와 보안과장·인사과장·경호부장·안전본부장 등 경호실 요직을 두루 거쳤다.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앞두고, 주 경호실장은 청와대 경호실장으로서 '경호실 개혁'을 주도하게 된다.

    노무현의 봉하마을 경호팀장, 文대통령의 경호실장으로

    □ 청와대 5년·국회 12년 정치인
    여야 정치권과의 소통을 통해 정부와 국회의 가교 구실을 하는 정무수석에는 전병헌(59)이 임명됐다. 청와대 직제상 자신의 직속 상관인 임 비서실장보다 8세 많고 정치적으로도 선배다.

    전 정무수석은 충남 홍성 출신으로 고대 정외과를 졸업하고 서울 동작갑 지역에서 17~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박근혜 정부에서 정무수석이 초·재선급 의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정책기획비서관, 국정상황실장 등을 거쳐 민주당 정책위의장·원내대표·최고위원을 지낸 3선의 전 정무수석 발탁은 중량감을 높인 인사라는 평을 받고 있다.

    정무수석, 비서실장보다 여덟살 위 '정치 선배'
     

    □ '검찰개혁 카드' 든 법대 교수
    초대 민정수석은 조국(52)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민정수석이 줄곧 검사 출신이었던 것과 달리, 학자 출신인 조 민정수석이 등용되자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검찰에 칼을 들었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민정수석은 국민 여론과 민심 동향을 파악하고, 국정원·경찰·검찰·국세청·감사원 등 5대 사정기관의 업무를 총괄한다.

    조 민정수석은 18대 대선 때부터 문 대통령을 지원해 온 친문 성향이라고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부패·정치검찰 청산을 주장하며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등을 공약했는데, 조 민정수석 역시 비슷한 시각을 갖고 있다.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던 조 민정수석은 서울대 대학원에서 석·박사를 받은 뒤 울산대 조교수로 재직 중이던 1993년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산하 '남한사회주의과학원' 사건*에 연루됐다. 당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5개월간 구속 수감됐었으며 법원에서는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바 있다.

    ** 사노맹 사건: 1990년 국가안전기획부에서 사노맹을 사회주의 혁명조직으로 보고, 중앙상임위원을 포함한 40여 명을 구속했다.

    51세 비서실장·52세 민정수석… 젊어진 청와대
     

    □ 시민운동 현장 누빈 '박원순맨'
    사회혁신수석에 임명된 하승창(56)은 시민사회와의 대화를 담당해 사회적 병폐를 개선하는 데 관여한다.

    서울 출신인 하 사회혁신수석은 연세대 사회학과 졸업 후 노동운동을 하다가 1990년 '민족통일민주주의노동자동맹(삼민동맹)' 사건*으로 구속됐었다. 이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함께하는 시민행동' 등의 시민단체에서 활동했다.

    하 사회혁신수석은 정치권에서 이른바 '박원순맨'으로 꼽힌다.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2014년 지방선거 때 박원순 캠프 총괄기획단장을 지냈다. 이어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일하다 지난 3월 사표를 낸 뒤 문재인 캠프에서는 사회혁신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 삼민동맹 사건: 1990년 민중민주주의 혁명을 통한 민중정권 수립을 주장한 혐의로 삼민동맹 집행위원장 등 관련자 9명이 처벌받았다.

    시민운동 경력… 서울 정무부시장 지낸 '박원순맨'
     

    □ 언론사·포털 잘 아는 대선공신
    국민소통수석에는 미디어 전문가로 통하는 윤영찬(53)이 임명됐다. 국민소통수석은 기존 홍보수석에서 명칭이 바뀐 것으로 국정 홍보를 책임진다.

    윤 국민소통수석은 전북 전주 출생으로 서울대 지리학과를 졸업한 후 1990년 동아일보에 입사해 사회·정치부 기자와 노조위원장을 지냈다. 2008년 동아일보에서 네이버로 옮겨 미디어서비스 실장(미디어 담당 이사)과 부사장을 지냈다.

    이후 19대 대선 때 민주당 선대위 SNS본부 공동본부장으로 영입돼 문 대통령의 정책·공약을 인터넷 쇼핑몰 형식으로 정리한 '문재인 1번가'를 만드는 등 온라인 홍보를 담당했다.

    네이버 부사장 출신인 윤 국민소통수석을 두고, 야권에서는 "이번 선거 기간 동안 이해할 수 없는 네이버의 검색어 순위 변경이나 댓글 많은 뉴스 누락 의혹*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라고 평했다.

    ** 댓글 많은 뉴스 누락 의혹: 지난 5월 5일 오후 1시쯤 "문준용의 고용정보원 원서제출은 문재인 후보가 시켜서 한 일"이라는 내용의 기사에 네이버 댓글이 6659개였다. 당시 네이버 '댓글 많은 뉴스' 1위 기사보다도 600여 개 더 많았지만 댓글 많은 뉴스 순위권에 빠져 있었다는 의혹.

    "'언론=대국민 소통 창구' 대통령의 철학 수행할 적임자"
     

    □ 성평등에 힘쓴 여성 정책 전문가
    대선후보 시절 주요 인사에 여성 등용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던 문 대통령은 초대 인사수석에 조현옥(61)을 임명했다. 인사수석은 청와대·내각뿐 아니라 공공기관, 공기업 등 공직 전반에 걸쳐 인사를 검증한다.

    조 인사수석은 문 대통령이 참여정부 비서실장으로 있을 때인 지난 2006~2007년 청와대 인사수석실 균형인사비서관을 역임하면서 문 대통령과도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 선대위 성평등본부 부본부장을 맡았다.

    조 인사수석은 서울 출생으로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이화여대 대학원 정치학 석사를 거쳐 독일 하이델베르크 칼루프레히트 대학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일했고,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상임대표를 지내는 등 여성 정책과 여성 시민사회를 모두 경험했다.

    여성 정책 전문가가 人事수석 됐다
     

    □ 盧정부 부동산정책 브레인
    정책실 산하 사회수석은 보건 복지, 주택도시, 교육 문화, 환경 등 각종 사회 정책 전반에 대해 대통령을 정책적으로 보좌하는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도시·환경문제를 전공하고, 참여정부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과 사회정책비서관, 환경부 차관 등을 지내 '정책통'으로 꼽히는 김수현(55)이 임명됐다.

    경북 영덕 출신인 김 사회수석은 서울대 환경대학원 박사 과정을 졸업한 후 1994년부터 도시 빈민 문제를 다뤘던 한국도시연구소에서 연구 활동을 했다. 2005년 국민경제비서관으로 재직할 때에는 '8·31 부동산종합대책' 수립을 실무적으로 이끌고, 종합부동산세 도입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2014~2017년 서울연구원장을 지내며 박원순 시장의 각종 도시 정책 분야를 지원했다. 이번 대선 때도 문재인 캠프 정책특보를 맡아 도시재생 정책 등을 담당했다.

    도시 정책 전문가… 盧정부 때 종부세 도입 주도
     

    ** 일자리 수석 비서관과 경제 수석 비서관의 경우 아직 정해지지 않아 청와대 인선이 마무리되는 대로 추가될 예정이다.


    국민들은 박근혜 정부 임기 말에 김기춘·조윤선·우병우 등 한때 박 전 대통령의 참모였던 인사들이 줄줄이 구속 또는 불구속 기소되는 사태를 겪었다. 일각에서 현 청와대를 일명 '어벤저스(캡틴아메리카·아이언맨 등 마블 영웅들이 속한 집단)'라고 부르는 것은 문재인 정부가 국정 운영을 잘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됐다.

    문재인 정부의 초기 청와대는 '수미일관(首尾一貫)'이 될 것인가, 아니면 '용두사미(龍頭蛇尾)'가 될 것인가,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 그래픽 이은경·신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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