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 외교·안보팀은 北核 無경험자들, 北은 또 미사일 도발

조선일보
입력 2017.05.22 03:12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정의용 전 주제네바 대사를 임명하고, 강경화 유엔 사무총장 정책특보를 외교부 장관 후보로 지명했다. 특히 외무고시 출신들이 철옹성을 쌓은 외교부의 수장으로 비(非)고시 출신에 여성인 강 후보자를 발탁한 것은 또 하나의 파격이다. 강 후보자가 장관으로 임명되면 첫 여성 외교장관이 된다. 이 의미는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안보 위기의 한가운데에 있다. 어제도 북한은 1주일 만에 다시 탄도미사일 도발을 했다. 정 실장은 임명된 지 불과 6시간 만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주재해야 했다. 이것이 우리 외교·안보의 현실이다. 이제 북한은 핵 실전 배치 단계에 접어들었다. 조만간 핵탄두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에 얹어 발사할 능력을 갖추면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위기가 조성된다. 그 직전에 미국이 북을 선제타격할 수 있고, 아니면 주한 미군 철수까지를 테이블 위에 올리고 평화협정이란 이름의 미·북 담판이 벌어질 수 있다. 어느 쪽이든 미증유의 위기다. 이 위기는 문재인 정부 5년 내에 현실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정 실장과 강 후보자는 이렇게 심각한 북핵 문제를 직접 다뤄 본 경험이 전무(全無)하다. 정 실장은 국회의원과 아시아정당 국제회의 공동상임위원장을 역임하며 정무 감각을 발휘했지만 그의 주특기는 통상(通商) 외교다. 외교부 통상국장, 통상교섭조정관을 역임했다. 주미 대사관 공사로 근무할 때도 경제·통상을 담당했다. 국가안보실장은 통상 교섭을 하는 자리가 아니다. 국방·외교·통일 분야를 관장하면서 주변 강대국 관련 정책 및 대북 전략을 입안하고 실행해야 한다.

강 외교장관 후보자는 10년 넘게 유엔에서 활동하면서 국제사회에서 탄탄한 네트워크를 만들어왔다. 그러나 외교부와 유엔에서 주로 다자(多者), 인권, 난민 분야에서 활동했다. 북핵 관련 업무와의 연관성도 크지 않고, 미·중·일·러 양자(兩者) 외교 경험도 없다. 첫 여성 외교장관 발탁에 비중을 둬 북핵 외교 무경험자를 골랐다면 국가안보실장은 안보 전략통을 임명해 균형을 맞췄어야 했다.

이제는 정의용·강경화팀 아래의 국가안보실 1, 2차장과 외교부 1, 2차관 인선을 통해 보완하는 수밖에 없다. 주변 강국과 북한이 얽히고설킨 동북아시아의 상황을 전략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 역량 있는 외교·안보 전문가들의 기용이 반드시 필요하다.

정 실장은 어제 임명 직후 "사드 배치는 필요성을 떠나서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돼 있다"고 했다. 대한민국이 지난 수십 년 동안 방어용 군 장비를 배치하는 데 거쳤던 절차와 이번이 어떤 차이가 있다는 것인가. 중국이 반대하면 절차에 하자가 생기는가. 안보실장은 정권과 '코드'를 맞추기에 앞서 안보를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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