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찬성 여론 60% 넘는 정책 추진 '友軍 늘리기'

    입력 : 2017.05.20 03:42

    [석탄발전소 중단·국정교과서 폐지 등 지지 높은 사안부터 집중]

    정치권 "상당히 준비된 행보로 보수·진보 모두 반대 힘든 정책"
    일부선 "여론에 휘둘릴 우려"
    갤럽 여론조사서 국민 87%가 "文대통령 직무 수행 잘할 것"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열흘간 국민 '3분의 2'를 타깃으로 한 정책들에 집중했다는 평가가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국민 60% 이상이 찬성하는 정책을 집중적으로 추진하는 방법으로 지지를 모으고 이를 동력으로 삼아 국정에 힘을 붙이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낮은 사람, 겸손한 권력이 되겠다"고 했고, 12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첫 현장 방문해 "공공 부문 비정규직 제로(0)"를 선언했다. 이어 국정 역사 교과서 폐지(12일), 미세 먼지 대응을 위한 노후 석탄발전소 일시 가동 중단(15일) 등의 조치가 잇따랐다. 문 대통령은 지난 17일 검찰의 '돈 봉투 만찬'에 대해 감찰을 지시했고, 19일 여야 원내대표를 만나서는 "내년 6월에 개헌하겠다"고 했다. 또 사저 출근길에 시민과 만나고 청와대 경내에서 참모·직원 등과 격의 없는 모습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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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 취재기자들과 악수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김이수 헌법재판관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로 지명한다는 발표를 하기에 앞서 취재기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지지층은 물론 반대층의 여론까지 의식해 상당히 준비된 행보를 한 것 같다"는 평이 나왔다. 정책 여론 수렴 등을 담당하는 이준협 국회의장 정책기획비서관은 "문 대통령이 취임 후 행한 주요 조치들은 여론조사를 해보면 많게는 국민 70~80%, 최소한 여론층 3분의 2 이상은 '찬성' 응답이 나오는 정책들"이라고 했다. 이 비서관은 "특히 보수층이든 진보층이든 쉽게 반대하기 어려운 정책들을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예컨대 문 대통령의 검찰 개혁 추진 지시와 관련해서는 "국민 90% 정도가 검찰 개혁이 필요하다고 본다"는 여론조사(리얼미터·2016년 12월 27~29일) 결과가 있었다. 검찰 개혁은 최근 몇몇 '국정 우선순위' 여론조사에서도 '1위'였다. 또 개헌과 관련해서는 2016년 12월 28~29일 코리아리서치 조사에서 국민 65.4%가 5년 단임 대통령제를 바꾸는 개헌에 찬성했다. '노후 석탄발전소 폐쇄'도 일부 여론조사에서 3분의 2가량 찬성이 나왔었다.

    또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자 "도발에 대해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고 했고, 5·18 기념사에서 "헬기 사격까지 포함해 5·18 진상 규명을 하겠다"고 했다. 이 가운데 헬기 사격에 관한 진상 조사는 지난 3월 국회가 여야 합의로 진상 조사 촉구 결의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좌우(左右) 균형에 부응하도록 원내(院內)에서도 야권과의 공통 공약 추진부터 주력할 방침"이라고 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 같은 '3분의 2' 전략이 여론에 휘둘리거나 임기응변식 대응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향후 '적폐 청산' 등 본격적인 개혁 과제 추진에 나서게 되면 야권과의 마찰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있다. 양승함 연세대 명예교수(정치외교학과)는 "앞으로 국정 시스템이 정상화되고 예민한 현안을 해결할 때는 '업무 지시' 등을 통해 추진하다가는 오히려 '독단적이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한편 한국갤럽은 이날 지난 16~18일 1004명을 조사한 결과 국민 87%가 문재인 대통령의 향후 직무 수행에 대해 "잘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잘 못할 것"이란 의견은 7%였고, 6%는 의견을 유보했다.

    역대 대통령들도 당선 10일 즈음에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80~90% 안팎의 국정 운영 기대치를 보였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경향신문·현대리서치의 2013년 신년 여론조사에서 80.9%가 "잘할 것"이라고 했다. 또 문화일보에서 실시한 2008년 신년 조사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은 89.5%, 2003년 신년 조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89.1%가 각각 "잘할 것"이라고 했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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