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의 검찰 '盧정부 인사파동의 악몽'

    입력 : 2017.05.20 03:01

    5기수 건너뛴 파격 인사에 당혹
    법무장관·검찰총장 대행도 사표, '代行의 대행' 체제서 줄사퇴 예고

    법무부 장관 대행인 이창재 차관과 검찰총장 대행인 김주현 대검차장이 19일 동시에 사의를 밝히면서 검찰은 컨트롤타워 부재(不在) 상황으로 빠져들었다. 직제상 후속 인사가 있을 때까지는 권익환(50) 법무부 기획조정실장과 윤웅걸(51) 대검 기획조정부장이 '대행의 대행'을 맡게 될 전망이지만 이들은 검사장급인 데다 40여 고검장·검사장 가운데서도 기수(期數)가 가장 낮은 편이기 때문이다. 일부 고검장이나 고참 검사장들이 더 사퇴 의사를 밝힐 가능성이 커 검찰은 당분간 일선 지검 중심으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수뇌부의 잇따른 사퇴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발탁은 대대적 쇄신 인사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사법시험 28회(1986년 합격)인 이영렬 검사장보다 5기수나 아래인 윤 지검장(33회) 발탁으로 '기수 파괴'가 이뤄질 전망이다. 검찰 내부에선 "충격과 공포의 인사"라는 말까지 나왔다. 고검장·검사장은 모두 윤 지검장의 검찰 선배다. 윤 지검장이 지휘하게 될 서울중앙지검의 차장 3명 가운데 노승권 1차장(검사장)은 윤 지검장의 검찰 2년 선배이고, 이동열 3차장은 1년 위, 이정회 2차장은 동기생이다. 또 향후 인사에서 청와대가 강등 인사 등을 통해 검찰 내 '우병우 사단'으로 분류돼 온 인물들의 사퇴를 유도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기수 파괴'는 2003년 3월 있었던 노무현 정부 첫 검찰 인사를 연상시킨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시 검찰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이었다. 노무현 정부는 판사 출신인 강금실 법무부 장관을 임명한 데 이어 고검장·검사장 40명 가운데 가장 후배 격인 정상명 법무부 기획관리실장을 고검장급인 법무부 차관에 발탁했다. 4기수를 건너뛴 파격 인사였다. 고검장 인사 역시 기수 파괴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지자 간부들은 물론 평검사들까지 "공정하지도 않고 투명하지도 않은 밀실 인사" "검찰의 조직 문화를 존중해달라"며 반발했다. 그해 3월 9일 노 전 대통령과 평검사들이 TV로 중계된 '검사와의 대화'를 갖게 된 이유였다. 결국 며칠 후 인사에서 검찰 간부 10여 명이 옷을 벗었다.

    검찰 안팎에선 이번엔 그때와 상황이 다를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당장 검찰 내부에서 인사와 관련한 조직적 반발 흐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한 대검 관계자는 "지금은 수뇌부 공백으로 구심점도 없는 데다, 최근 '돈 봉투 만찬' 논란이 겹치면서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는 상황 아니냐"며 "납작 엎드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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