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내년 6월 '제7공화국' 첫발 내디딘다

      입력 : 2017.05.20 03:13

      내년 6월 개헌이 기정사실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여야 5당 원내대표와 회동하며 개헌하겠다는 대선 공약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제 말을 지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다"고까지 했다 한다. 여야 원내대표는 모두 "개헌에 대한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분권(分權) 개헌은 탄핵 정국을 지나며 국민적 합의에 이르렀고 모든 대선 후보가 내년 6월 13일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역대 대통령이 선거 때 약속했다가 권력을 잡고 나면 '국정 블랙홀' 같은 핑계를 대며 뒤집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어서 이번에도 그러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없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이런 걱정을 불식했다.

      국회는 작년 29년 만에 개헌특위를 설치해 공청회까지 여러 번 했지만 대선 일정과 엮이면서 탄력을 받지 못했다. 특히 집권이 유력하던 민주당 측이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이제 개헌과 7공화국 출범은 뒤로 물릴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

      하지만 개헌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현재 합의된 것은 대통령 권력의 분산, 지방자치와 기본권 확충이라는 큰 원칙 정도다. 구체적 내용에 들어가면 정당마다 생각이 다르다. 크게 보아 이원집정제 성격의 권력 구조를 생각하는 측과 대통령 중임제를 선호하는 측으로 나뉜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대통령 권한을 축소해 대통령 한 사람에게 나라가 좌지우지되는 후진적 단계는 벗어나자는 공감대는 있다. 지금 세계적으로 대통령제가 제대로 운영되는 나라는 없다시피 하다고 보는 학자도 적지 않다. 우리는 대통령 권력 쟁탈전이 나라 전체를 옴짝달싹 못 하게 만드는 지경에 이르러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분권 개헌은 이뤄져야 한다. 지방자치도 선진국 수준으로 확대돼 사생결단식 중앙 권력 쟁탈전을 의미 없게 만들어가야 한다.

      또 하나 변수는 선거구제 개편이다. 정치권에는 선거구제 개편을 개헌과 함께 추진하자는 주장이 적지 않다. 그러나 선거구제 개편은 이해관계가 복잡해 합의 가능성이 떨어진다. 깊은 검토를 하되 개헌을 방해하는 요인이 되지 않게 해야 한다.

      내년 6월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하려면 현실적으로 개헌안은 내년 1~2월까지는 마무리되어야 한다. 문 대통령과 5당 원내대표들은 이날 외교·안보까지를 포괄하는 여·야·정 협의체를 만들기로 합의했다. 대통령과 총리도 번갈아 참석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개헌 방향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내년 6월에 새 대한민국이 사실상 출발할 수 있다. 모두가 자기 소신보다 대의(大義)를 앞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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