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윤석열 지검장 "사람에게 충성 않는다" 신조 지키라

      입력 : 2017.05.20 03:14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를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했다. 윤 지검장은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을 수사하면서 외압이 있었다고 주장해 좌천됐다가 박영수 특검팀에서 최순실 게이트 수사팀장을 맡았다. 이 인사는 '대령이 대장 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파격이다. 하지만 윤 지검장은 검찰 내에서 인정받는 수사통이고 신망도 높다고 한다. 강골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이런 사람이 대대적 개혁을 앞둔 검찰의 핵심부에서 과도기를 헤쳐나가는 데 적임일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이런 인사 내용과 형식이 검찰 개혁과 어울리느냐는 것이다. 검찰 개혁의 근본이자 핵심은 대통령이 더 이상 검찰을 충견(忠犬)으로 부리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이것만 되면 다른 개혁은 저절로 이뤄진다. 대통령과 검찰의 공생(共生) 관계는 인사권을 바탕으로 한다. 대통령 뜻에 따라 검찰이 밉보인 사람을 공격해주면 대통령은 그 검사를 승진시켜주는 식이다. 그러면서 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커졌다.

      문 대통령은 이런 일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런데 자신의 마음에 드는 사람을 파격적으로 발탁하면서 그 발표조차 법무부가 아닌 청와대에서 하게 했다. 드러난 모양만 보면 검찰을 장악하고 부리던 과거의 청와대보다 더한 느낌마저 준다.

      결국 윤 지검장에게 달렸다. 그는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로 국정감사장에 섰을 때 "(검찰) 조직을 대단히 사랑하지만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했다. 승진시켜준 사람이 아니라 국민과 사회에 충성한다는 뜻이었을 것이다. 실제 윤 지검장은 댓글 수사 때 살아있는 권력에 칼을 댔다. 이 신조와 기개를 그대로 지키면 아무리 청와대가 검찰을 충견으로 부리려고 해도 통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검찰 개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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