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시계’ 모티브된 슬롯머신 업계 대부 정덕진 사망…홍준표·박영수와도 인연

    입력 : 2017.05.19 19:50 | 수정 : 2017.05.19 21:02

    정덕진씨./조선DB

    '슬롯머신 업계 대부'로 불린 정덕진(76)씨가 지난달 위암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19일 "정씨가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지난달 사망해 같은 달 22일 발인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씨는 사망 전까지 암으로 투병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아 출신으로 1970년대 초 서울 청량리에서 전자오락실을 운영하며 재산을 모으기 시작한 그는 정·관계는 물론 서방파 두목 김태촌씨(2013년 사망) 등 조직폭력배 세력을 등에 업고 사업을 확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1980~1990년대 슬롯머신 업소 9곳을 운영했다.

    정씨의 이름이 알려진 것은 1993년 이른바 ‘슬롯머신 사건’으로 수사를 받으면서다. 당시 대검 중수부는 정덕진ㆍ덕일 형제로부터 세금조사 무마 명목 등으로 돈을 받거나 청탁받은 혐의로 ‘노태우 정부의 황태자’로 불렸던 당시 박철언(75) 의원과 엄삼탁(2008년 사망) 병무청장 등 정ㆍ관계 유력자 10여 명을 구속했다.

    19대 대선에 출마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당시 이 사건의 수사검사였다. 이 사건은 유명 드라마 ‘모래시계’의 모티브가 됐다.

    정씨는 이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2년6월의 실형을 받았지만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 1996년 8·15 특사로 사면ㆍ복권됐다.

    그는 홍 전 후보 외에도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와도 인연이 있다.

    정씨가 모해위증 혐의로 고소당한 사건에서 박 특검은 정씨의 변호를 맡았다. 해당 사건이 무혐의 처분되자 2015년 고소인 이모(65)씨가 앙심을 품고 박 특검에게 흉기를 휘둘러 박 특검의 얼굴 왼쪽과 목 부위가 찔렸다. 이씨는 이 사건으로 결국 항소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정씨는 작년에도 부동산 매매 문제로 갈등을 빚던 사람들을 공기총으로 협박한 혐의로 올해 3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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