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7개팀 러브콜' 경남 말컹, 실력·성품 '물건'이다

    입력 : 2017.05.18 17:46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K리그 챌린지(2부 리그) 득점 공동선두 말컹(23·경남)은 지난 17일 경남FC로 완전이적했다.<스포츠조선 5월 17일자 단독보도> 사실 말컹의 손에는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한 복수의 구단 제안서가 여러 개 들려 있었다. 시즌 개막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K리그 클래식 5개 팀과 챌린지 1팀이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게다가 중국 슈퍼리그의 한 팀도 연봉 10억원 이상의 카드를 내밀며 구애했다. 말컹은 고민에 휩싸이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에 온 지 5개월여 만의 밀려든 복수의 러브콜이 혼란스럽기만 했다. 여린 감정의 소유자인 말컹은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부모님과 2002년 한-일월드컵 우승 멤버인 원소속팀(이뚜아노) 구단주 주닝요 파울리스타에게 전화를 걸어 조언을 구했다. 당시 말컹의 부모님과 주닝요는 "네가 어느 팀으로 가도 상관없다. 연봉도 많이 받으면 좋겠지만 넌 아직 어리다. 네가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팀을 선택하라"고 말했다. 밤샘 고민 끝에 말컹은 과감히 모든 러브콜을 고사했다. 자신이 직접 구단 관계자와 에이전트들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정리했다. 그리고 말컹은 명언을 남겼다. "내가 하기에 따라 이 많은 관심은 또 다시 올 것이다. 나는 경남에서 축구인생의 스토리를 쓰고 싶다. 브라질에서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을 때 손을 내밀어준 팀이 경남이다. 이제 스토리를 쓰기 시작했는데 이적하겠다는 건 이기적인 생각이다." 모두가 놀란 결정에 구단 관계자들은 말컹을 껴안고 "고맙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러자 말컹은 재치있는 말로 화답했다. "경남이 승격하고 내가 득점왕이 되면 경기장에 내 얼굴이 박힌 대형 플래카드를 걸어달라."
    말컹은 올 시즌 클래식과 챌린지를 통틀어 K리그에서 가장 '핫'한 외국인 선수다. 1m96의 큰 키를 활용한 공중볼 장악력이 뛰어나고 유연성과 순간 스피드가 출중하다. 골 결정력도 탁월하다. 18일 현재 챌린지 12경기에서 7골을 폭발시키며 이정협(부산)과 함께 득점 공동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울산과의 FA컵 16강에서도 전반을 건너뛰고 후반에 교체투입된 말컹은 0-1로 뒤진 후반 35분 동점골을 터뜨리며 클래식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선수라는 점을 스스로 입증했다. 말컹의 경기력을 현장에서 지켜본 수많은 에이전트들은 완전이적 소식을 접한 뒤 입맛만 다시고 돌아갔다는 후문이다.
    말컹의 축구인생 스토리는 흥미롭다. 브라질 상파울루주 티에테라는 가난한 동네 출신인 말컹은 12세 때 상파울루 유소년 팀에 입단했다. 당시에도 수많은 에이전트가 계약을 탐냈고 구단에서도 5년 계약을 제시할 정도로 잠재력이 풍부했다. 그러나 정작 말컹은 축구에 흥미가 없었다. 6개월 만의 축구를 그만뒀다. 이후 교사인 아버지의 권유로 농구선수로 전향했다. 그런데 다시 축구 선수를 하게 된 계기가 흥미롭다. 17세 때 동네축구 인원이 부족하다는 친구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경기를 뛰었는데 알고보니 주 1부리그 소속의 이뚜아노 17세 이하 공개테스트 현장이었던 것이다. 이뚜아노는 말컹에게 당시 월급 10만원을 제시했다. 아버지의 만류에도 말컹이 축구화를 다시 신은 이유는 이혼한 어머니를 위해서였다. 월급을 받아 어머니를 도와주겠다는 것이 효자 말컹의 마음이었다. 하지만 풍부한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말컹은 좀처럼 벤치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다 2017년 경남의 임대 제안을 받아들였다. 주닝요 구단주는 말컹을 높지 않은 연봉에 무상임대로 경남에 보낼 마음이 없었지만 선수의 앞날을 위해 허락했다. 단 한 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절대 말컹을 혼자 내버려두지 마라. 혼자 있으면 기량과 정신이 바닥을 칠 수 있다."
    말컹은 김종부 감독을 만나 축구인생의 날개를 폈다. 첫 훈련 때 스트라이커 출신 김 감독의 지도를 받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김 감독은 슈팅 종류를 비롯해 발목 각도, 상체 숙임 정도까지 세밀한 부분을 지도했다. 말컹은 "다시 태어난 기분"이라며 "경남에 완전이적을 하는데 감독님의 영향이 절반 정도였다"고 고백했다.
    한국으로 오기 위해 생애 처음으로 여권을 만들어본 말컹은 사실 경기장 밖에서 축구에 대한 관심이 적다. 대신 농구 게임과 미국프로농구(NBA) 경기 시청을 꾸준히 한다. 팀 동료 브루노에게 축구에 대한 애정이 적다고 꾸중을 듣기도 한다.
    하지만 그라운드 위에 서면 축구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말컹의 목표는 경남의 승격과 득점왕이다. 말컹은 "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이번 시즌 목표"라고 당당히 밝혔다. 더불어 "K리그에서 터닝포인트를 만들면 훗날 내가 바라는 유럽에서도 축구를 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전했다.
    좋은 기량과 성품을 가진 말컹. 오랜 만에 K리그에 나타난 '물건'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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