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타당 1억' 져 주기 골프로 40억원 뜯어낸 일당, 항소심서 실형

    입력 : 2017.05.18 16:22

    28억원짜리 땅을 140억원에 팔아주겠다며 중소기업 대표를 속여 로비 자금 명목으로 ‘져주기 골프’를 통해 40억원을 뜯어낸 일당이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부산고법 형사합의2부(재판장 호제훈)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부동산 중개업자 A씨 등 3명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주범인 A씨에게 징역 6년을, 공범인 B씨와 C씨에게 각각 징역 1년 6개월과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는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하고 피해자의 신뢰를 철저하게 악용해 죄책이 매우 중한 데다, 피해 금액이 많고 반성하지도 않아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또 “B, C씨는 편취 금액 규모와 자백하거나 반성 여부 등을 고려했다”고 했다.
    자료사진/조선일보DB
    부동산 중개업자 A씨는 2009년 8월, 충남에 있는 땅을 매각하려는 중소기업 대표 김모(66)씨에게 “28억원 정도 하는 땅을 140억원에 팔아 주겠다”고 접근했다. A씨는 김씨에게 “대기업 임원들에게 줄 로비자금 40억원이 필요한데 현금으로 주면 안 받으니 내기 골프를 쳐서 잃어주면 자연스럽게 로비가 된다”고 속였다.

    A씨는 B씨와 C씨를 ‘김씨의 땅을 140억원에 사줄 대기업 임원’이라고 소개하고 김씨와 함께 내기 골프를 치도록 주선했다. 김씨는 한 타에 10만원에서 최대 1억원까지 내기 골프를 하며 일부러 OB(out of bounds)를 내거나 퍼팅 실수를 하는 등의 방법으로 돈을 잃어줬다. 김씨가 이렇게 져주기 골프로 4년간 바친 로비자금은 40억원에 달한다.

    김씨는 28억원짜리 땅을 140억원에 팔 수 있을 거라 믿었지만 4년간 40억원을 쓰고도 땅이 팔리지 않자 사기임을 알아차리고 2013년 7월 A씨와 공범들을 검찰에 고소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유일한 증거인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지고 다른 증거도 혐의 입증에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피해자 김씨가 돈을 송금한 경위와 명목, 방법, A씨가 자신을 속인 내용 등을 명확하고 일관되게 진술해 신빙성이 있지만 빌려준 돈을 돌려받았다는 A씨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면서 1심 판결을 뒤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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