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맨해튼보다 차량 많은 서울 도심… 강력한 교통제한 카드 꺼낸다

    입력 : 2017.05.16 03:04 | 수정 : 2017.05.16 08:50

    [한양도성 내부를 교통제한지역으로… 이르면 내년 상반기 시행]

    伊 교통제한구역 ZTL처럼 등록된 자동차만 운행 가능
    위반땐 과태료 최고 12만원

    이탈리아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교통제한구역 표지판.
    이탈리아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교통제한구역 표지판. /인터넷 캡처
    서울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도심 안 차량 통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방안을 구상해 왔다. 시는 2014년 7월 '박원순 시장 2기'가 출범하고 나서 두 달 만에 승효상 이로재 대표를 시의 초대 총괄건축가로 임명해 무분별한 개발로 훼손된 서울의 건축적 정체성 회복을 맡겼다. 박 시장과 승 대표는 '걷는 도시 서울'이라는 철학도 공유했다. 승 대표는 지난 2월 한 언론에 게재한 칼럼에서 "차도를 사람의 길로 바꾸는 것이 선진 도시들의 우선 과제"라면서 "4대문 안을 차량 통행금지 구역으로 정하고, 서비스나 물류 이동은 시간제로 허용하자"고 제언했다.

    시는 지난 3월 한양 도성 내부 16.7㎢ 지역을 전국 최초로 녹색교통진흥 특별대책지역으로 지정했다. 국토교통부에 관련 신청을 한 지 11개월 만에 지정 고시가 됐다. 녹색교통진흥 지역에선 시장이 온실가스 배출량, 교통 혼잡 등을 고려해 자동차 운행 제한을 할 수 있다.

    ◇서울 교통량을 뉴욕 맨해튼 수준으로

    시는 서울의 도시 교통 환경을 뉴욕 시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현재 한양 도성 안의 하루 교통량은 1㎢당 7만7400대로 미국 뉴욕의 맨해튼(1㎢당 5만3200대)보다 45%가량 많다. 인구 한 명당 도로 위 온실가스 배출량도 서울 도심(1.88t)이 뉴욕(1.14t)보다 60% 이상 많다.

    시는 교통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낮추기 위해 이탈리아의 'ZTL (Zona Traffico Limitato·교통 제한구역)' 방식 도입을 검토 중이다. 로마·피렌체·밀라노 등 이탈리아 주요 도시엔 ZTL이 있다. 등록되지 않은 차량으로 운행을 하다 도시 곳곳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에 잡히면 80~100유로(약 9만8000~12만2000원)가량 과태료를 내야 한다.

    이탈리아의 도시들은 고대 로마 시대부터 이어진 유적지를 품고 있다. 서울에도 경복궁·덕수궁 등 고궁(古宮)이 몰려 있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노리는 600년 역사의 한양 도성이 있다. 시가 도심 역사 보존을 위해 이탈리아의 교통 통제 사례를 적극적으로 참고하는 이유다.

    ◇시 "시민 공감대 끌어내겠다"

    시는 승용차는 부제(部制) 운행, 관광버스는 친환경 관광버스만 들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술적인 문제는 거의 없다고 한다. 시는 2005년 이전에 등록한 경유차 중 미세 먼지 종합 검사를 받지 않았거나 불합격한 차량을 단속하고 있다. 경부고속도로 양재IC, 춘천고속도로 강일IC 등 외곽과 장충체육관·돈의문 터·숭례문 등지에 CC(폐쇄회로)TV를 설치해 1차 위반 차량에 경고, 2차 땐 과태료 20만원을 부과하고 있다.

    시는 이번 용역을 통해 번호판 자동 인식 기능을 향상시킨 자동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시내 진입로 20~30곳에 번호판 자동 인식 시스템이나 CCTV를 설치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도심 안에선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자는 것"이라면서 "연말까지 공공 자전거 따릉이 확대, 횡단보도 확충 등 특별 종합 대책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했다.

    시는 도심 차량 운행 제한 조치를 통해 '차를 몰고 시내로 나오면 불편하다'는 인식을 심어주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에 따른 시민들의 혼란과 반발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일반 차량의 도심 진입을 어느 수준으로 제한할지 등에 대한 방침을 세울 것"이라면서 "시스템을 완전하게 갖추고 난 다음에 토론회 등을 열어 시민 공감대를 끌어내는 과정을 거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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