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딜 봐도 걸작… 인천공항 옆 '거대 미술관'

    입력 : 2017.05.16 03:01

    [영종도 '파라다이스 시티' 가보니]

    데이미언 허스트부터 최정화까지… 국내외 작가 작품 2700여점 전시
    분수대·화장실·벽지도 예술품, 공항서 5분… 일반인도 관람 가능

    로버트 인디애나의 조각품 ‘LOVE’.
    로버트 인디애나의 조각품 ‘LOVE’. /박상훈 기자

    데이미언 허스트, 구사마 야요이, 알렉산드로 멘디니 등 세계에서 비싸기로 손꼽히는 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박서보, 이강소부터 이호진, 제여란까지 국내 노장과 젊은 작가들도 고루 포진했다. 대문, 마당, 로비는 물론 복도, 침실 심지어 화장실까지 눈만 돌리면 예술품이다. 먹고 놀고 즐기는 휴양지에서 '예술 낙원'으로 격상되고 싶었던 걸까.

    지난달 영종도에 개장한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 시티'는 입구부터 쪽마당까지 구석구석을 채운 2700여점 미술품으로 방문객을 눈호강 시켰다. 작품 구매 비용만 최소 250억원대. 카지노의 네온사인과 명작들이 동시에 뿜어내는 아우라에 살짝 주눅이 들지만, 투숙객이 아니라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인천공항에서 셔틀버스를 타면 5분 만에 닿는 당일치기 투어 코스. 4가지 테마로 관람 포인트를 짚었다.

    이보다 '럭셔리'할 순 없다

    신화속 동물 페가수스를 구현한 데이미언 허스트의 ‘골든 레전드’. 1층 로비에 있다.
    신화속 동물 페가수스를 구현한 데이미언 허스트의 ‘골든 레전드’. 1층 로비에 있다. /박상훈 기자

    2700여 작품 중 3분의 2는 신축 공간에 맞게 맞춤 제작된 예술품들이다. 파라다이스 문화재단 전동휘 부장은 "리조트가 애초 예술품 전시를 고려해 설계됐고, 작품이 들어오면서 완성됐다"고 말했다.

    현대미술의 전설로 통하는 데이미언 허스트의 'Golden Legend'(황금빛 전설), 구사마 야요이의 '거대한 호박', 뮌의 'Your Crystal'(당신의 크리스털)이 모여 있는 1층 로비는 이 호텔 상징이자 하이라이트다. 절반은 황금색, 절반은 해부한 듯 시뻘겋게 채색한 허스트의 '날개 달린 말'(골든 레전드)' 작품 한 점만 50억원을 호가한다. 야요이의 물방울무늬 노란 호박은 20억원대. 컨벤션센터에 자리한 디자인 거장 멘디니의 '파라다이스 프루스트'는 작가가 이 호텔을 위해 특별 제작했다. 전통 조각보를 모티브로 한 가로·세로·높이 각각 4.5m인 알록달록 파스텔톤의 대형 소파다. 컨벤션센터 정원에 설치된 'Ray'는 인도 현대미술 거장 수보드 굽타가 4000개 스테인리스 스틸 주방용품을 용접해 세운 조형물. '가장 일상적인 것이 가장 신성하다'는 작가의 신념을 보여준다.

    다시 '유커'를 겨냥하다

    '큰손' 중국 관광객을 다시 유치하려는 전략도 잊지 않았다. 야요이의 호박 위에 매달린 한국 부부 작가 뮌의 크리스털 조형물은 6200개 크리스털로 빚어낸 다이아몬드 형상으로, 20분에 한 번씩 하늘에서 물방울이 떨어지듯 해체됐다가 조합되는 키네틱 예술품이다. 3분 30초가량 진행되는 퍼포먼스에서 다이아몬드 형상이 '8'자로 바뀐다. 8은 중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 카지노 구역에 걸린 이세현의 '붉은 산수화'도 중국 관광객들이 좋아한다.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군 복무를 한 작가가 야간 보초를 서면서 바라본 풍경을 황홀하고도 공포 어린 붉은 색채로 표현한 이색 동양화다.

    알렉산드로 멘디니의 ‘파라다이스 프루스트’. 조각보를 본뜬 높이 4.5m의 대형 의자로, 소설가 프루스트에게서 영감을 얻어 만든 연작 중 가장 크다.
    알렉산드로 멘디니의 ‘파라다이스 프루스트’. 조각보를 본뜬 높이 4.5m의 대형 의자로, 소설가 프루스트에게서 영감을 얻어 만든 연작 중 가장 크다. /박상훈 기자

    한류 스타들을 소재로 한 작품도 유커들을 손짓한다. 프랑스 작가 폴 알렉시스가 그물망을 겹쳐 표현한 팝아트엔 이영애, 장동건, 송혜교, 이민호 같은 스타 얼굴이 새겨졌다. 중식당과 이탈리아 식당 사이에는 김수현의 밀랍인형이 실물 크기로 서 있다. 카지노를 배경으로 한 영화 '리얼'에서 주인공을 맡은 김수현의 영화 한 장면을 그대로 재현한 설치물이다.

    '미술 한류' 시동 걸다

    파라다이스 시티가 '미술관 리조트'를 표방한 데는 'K아트'를 확산시키겠다는 포부도 담겼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 구역 야외에 우뚝 선 '슬라이스 이미지 다비드'가 대표적. 조각가 박찬걸이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을 재해석한 작품으로, 스테인리스 스틸을 얇게 잘라 층층이 쌓아올려 독특한 미감을 선사한다. 멘디니의 소파 양옆으로 걸린 제여란의 회화도 눈길을 끈다. 엄청난 양의 물감을 스퀴지로 찍어 그린 추상회화로, 블루와 핑크 연작 두 가지가 전시됐다. 1층 라운지 벽면에 걸린 황문성의 '겨울호수' 연작도 담백한 감동을 자아낸다.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에 붓질을 더하는 방식으로 표현한 바다와 섬 풍경이 화선지에 먹물로 그린 한 폭의 수묵화 같다.

    벽지, 분수대도 예술품?

    파라다이스 시티에선 굴러가는 돌멩이도 예사로 보이지 않는다. 리조트 진입로 분수대는 '골든 크라운'이란 제목의 최정화 작품이다. 프런트 데스크 뒷면도 예술이다. 로렌 클레이가 제작한 벽지에 기하학적 추상화로 유명한 피터 핼리 작품이 걸렸다. 식당가로 들어가는 길목 양옆에 세워진 로버트 인디애나의 'Love' '9'도 놓쳐선 안 된다. 배우 안성기 아들로 유명한 작가 안다빈의 그림은 수영장 스낵바에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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