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금호·향수100리길 따라… 밤을 잊은 라이딩

    입력 : 2017.05.15 03:03

    [떠나요, 자전거길로] [4] 다채로운 매력 지닌 충북

    남한강·충주댐·부체교… 수면 위 미끄러지는 느낌
    정지용 시인 고향 옥천 코스는 천천히 지역 풍광 즐길 수 있어
    산 타고 내려오는 MTB 코스도

    남한강과 금강을 따라 이어지는 충북의 '아름다운 자전거 길'은 코스 구성이 다채롭다. 오르내림이 적은 구간은 초보자에게 안성맞춤이고, 국토종주 길과 연결되는 일부 구간은 마니아층이 즐기기에 좋다. 문화유적과 만나는 이색 코스, 산을 타고 내려오는 MTB 코스도 인기다. 봄에는 벚꽃, 가을엔 갈대와 단풍이 자전거 길과 어우러져 수채화 같은 풍경을 그려낸다.

    ◇수면 위 달리는 듯한 부체교

    충주 탄금호 자전거 길은 탄금대를 출발해 목행대교~조정지댐~충주 국제조정경기장을 거쳐 탄금호를 돌아오는 40㎞ 순환 코스다. 경사가 완만해 초보자들도 4시간 정도면 여유 있게 한 바퀴를 돌 수 있다. 충주세계무술공원 정문에서 200m쯤 들어가면 자전거 종주길 탄금대 인증센터가 있다. 남한강을 끼고 갈대밭과 우거진 숲을 지나면 충주댐이 나온다. 강을 건너 돌아오는 길에는 국보 제205호인 충주고구려비와 국보 제6호인 탑평리 칠층석탑(중앙탑) 등 충주의 명소들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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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금대교 조명 아래로… 알록달록 자전거 행렬 - 충주 자전거 순찰대원들이 지난 7일 탄금호 순환 자전거 길을 달리고 있다. 이들은 경찰이 순찰차로 돌아보기 어려운 지역 곳곳을 자전거로 다니며 치안 활동을 돕는 민간 봉사 단체 소속이다. 뒤쪽으로 야간 조명을 켜 아름답게 빛나는 탄금대교의 모습이 보인다. /신현종 기자
    충주 국제조정경기장 구간의 '부체교(浮體橋)'는 조정 경기 중계를 하려고 만든 1.5㎞짜리 다리다. 물에 뜬 다리를 지날 땐 수면 위를 미끄러지는 느낌이 든다. 밤엔 탄금호 위를 은은하게 비추는 조명에 주변 경관이 녹아드는 정취가 일품이다. 긴 코스를 완주하기 부담스러운 초보자에게는 목행대교를 돌아오는 왕복 한 시간짜리 코스를 추천한다. 세계무술공원 입구엔 자전거 대여소가 있다. 1인용 3000원, 커플용 자전거는 5000원을 내면 한 시간 동안 자전거를 빌려 탈 수 있다.

    ◇시(詩)가 흐르는 향수 속으로

    옥천은 정지용(1902~1950) 시인의 고향이다. 아름다운 강과 호수, 한가로운 농촌 풍경이 시인의 대표작 '향수(鄕愁)'를 떠올리게 한다. 옥천 향수 100리 길(50.6㎞)은 전국적으로도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옥천군은 천천히 지역 풍광을 즐길 수 있도록 자전거 길을 조성했다. 안남면사무소에서 금강휴게소에 이르는 18.6㎞ 구간은 지난해 행자부가 선정한 '국내 아름다운 자전거 길 100선'에 이름을 올렸다. 완만한 오르막과 내리막, 평지가 반복된다.

    향수 100리 길은 옥천 구읍에 있는 정지용 시인의 생가터에서 출발한다. 생가 옆 문학관에 전시된 시집과 산문집, 자료는 시인의 삶과 문학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준다. 인근에는 시문학공원과 정지용의 시에 등장하는 빨래하는 아낙네, 밭을 가는 농부, 얼룩빼기 황소 등의 조형물이 설치된 교동저수지가 있다.

    탄금호 순환자전거길
    충북의 자전거 길
    이곳에서 출발해 30분쯤 가면 장계관광지가 나온다. 평화로운 시골 길과 아름다운 경치는 시심(詩心)을 불러일으킨다. 안남면사무소에서 잠시 더 달리면 해발 384m의 둔주봉에 이른다. 자전거를 잠시 세워두고 10여분쯤 올라가 봉우리 정상에 서면 좌우가 뒤집힌 듯한 한반도 지형의 산자락이 내려다보인다. 사진을 찍고 싶어 휴대전화나 카메라에 저절로 손이 간다. 다시 금강 줄기를 따라 안터 선사공원을 지나고 낮은 언덕을 넘으면 출발지인 정지용 생가에 도착한다.

    ◇MTB 코스에서 짜릿한 라이딩

    증평 좌구산 율리휴양로는 거친 라이딩을 즐기는 MTB 자전거 동호인들에게 각광받는다. 매년 전국산악자전거 대회가 열리기도 한다. 증평군은 좌구산 산허리에 길을 내 16㎞에 걸친 산악자전거 코스를 만들었다. 바닥을 고르게 다져 초보자들도 돌부리 등에 걸릴 위험이 없이 비교적 안전하게 탈 수 있다. 동호인들 사이에선 '비단길'로 통할 정도다.

    출발 지점은 평지다. 좌구산을 휘감은 임도(林道)를 따라 오르막이 나오고, 좌구산과 마주 보는 구석산으로 난 길을 지나면 내리막 구간이 펼쳐진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코스에 몸을 맡기고 거침없이 질주하다 보면 어느덧 출발지로 돌아온다. 율리휴양촌, 좌구산 휴양랜드, 삼기저수지, 좌구산 천문대, 사계절 썰매장 등 주변 관광지들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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