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지정된 유물 50건 '국민 신고식'

    입력 : 2017.05.15 03:03

    국립중앙박물관·문화재청 '新국보보물전' 개막
    고려 수월관음보살도·은제도금 화형탁잔 등 공개

    '엿장수한테서 산 청동기 그림'이라 불리는 유물이 있다. 보물 1823호 '농경문 청동기'는 대전의 한 상인이 1970년 고철 수집인에게서 구입한 뒤 서울의 골동품 가게를 거쳐 박물관에 안착했다. 이 유물의 가치는 막대하다. 벌거벗은 사람이 농기구를 들고 밭을 갈고 있는데 자세히 보면 이 사람이 남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원전 3세기 한반도에서 본격적인 농경이 행해졌으며, 풍요를 기원하는 주술적 목적에서 나체로 농사짓는 풍습이 있었음을 짐작하게 하는 희귀한 유물이다.

    강원도 회양군 장연리에서 출토된 것으로 알려진‘금동관음보살좌상’(보물 1872호).
    강원도 회양군 장연리에서 출토된 것으로 알려진‘금동관음보살좌상’(보물 1872호). /국립중앙박물관
    그런데 이 청동기는 2014년에야 보물로 지정됐다. 어떻게 된 것일까? 유물이 국가지정문화재가 되려면 소장자가 신청을 해야 하고, 전시를 위해 해외로 반출할 때는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이미 유물을 소장하고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으로선 굳이 지정 신청을 해야 할 이유가 없었다. 결국 "도대체 이게 왜 아직 보물이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나온 뒤 중앙박물관과 문화재청 협약에 따라 보물로 등록됐다.

    최근 3년 동안 국가에서 새로 보물로 지정한 유물 121건 중 50건이 '국민 신고식'을 연다. 국립중앙박물관이 문화재청과 공동으로 1층 중근세관에서 13일 개막한 특별전 '선인들의 마음, 보물이 된다―신(新)국보보물전'(7월 9일까지)이다.

    호림박물관 소장 '고려 수월관음보살도'(보물 1903호)는 짙고 깊은 색채 속 서기(瑞氣)가 서려 있다. 국립춘천박물관 소장 '전(傳) 회양 장연리 금동관음보살좌상'(보물 1872호)은 티베트풍의 매끄러운 양감 속 온화한 미소가 금빛으로 광채를 낸다. 고려 귀족들의 화려한 연회를 짐작하게 하는 술잔 '은제도금 화형탁잔'(보물 1899호), 아찔한 푸른 바탕을 등지고 학과 구름이 발레 동작을 취하는 듯한 '청자 상감운학문 매병'(보물 1869호) 역시 오래 들여다보아도 질리지 않는 명품들이다. (02)2077-9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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