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방황하던 '불량 학생' 시절 있었지요"

입력 2017.05.12 03:04

[미황사 금강 스님 에세이집 '물 흐르고 꽃은 피네']

템플스테이 年 4000명씩 찾는 '땅끝마을 아름다운 절'로 가꾸고
山寺서 수행하는 행복함 적어 "미황사 떠올리며 위안 얻길"

전남 해남 미황사는 절 뒤편을 병풍처럼 둘러싼 달마산 등 빼어난 풍광으로 아름답다. 금강 스님은 신간 ‘물 흐르고 꽃은 피네’를 통해 산사에 사는 행복을 이야기한다.
전남 해남 미황사는 절 뒤편을 병풍처럼 둘러싼 달마산 등 빼어난 풍광으로 아름답다. 금강 스님은 신간 ‘물 흐르고 꽃은 피네’를 통해 산사에 사는 행복을 이야기한다. /불광출판사
생각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음식점이 있다. 맛 좋은 것은 물론 주인과 종업원들의 얼굴에 행복감이 넘치는 집이다.

'땅끝마을 아름다운 절'이란 별칭의 전남 해남 미황사가 그런 절이다. 주지 금강(51) 스님을 비롯한 절 식구 10여 명은 항상 행복한 얼굴로 손님을 맞는다. 객들의 표정도 저절로 밝아진다. 금강 스님은 최근 펴낸 에세이집 '물 흐르고 꽃은 피네'(불광출판사)에 이렇게 적었다. '바쁘고 힘들고 지칠 때 미황사라는 이름을 듣거나 보기만 해도 힘과 용기와 위안을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

미황사는 이미 '위안' '힐링'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참선 집중 수행 등 프로그램과 템플스테이 참가자가 연간 4000명에 이르고, 매년 10월 높이 12m짜리 두루마리 불화를 펼치는 '괘불제'에는 불원천리 달려온 수천 인파로 절 마당이 비좁다. 서울에서 대여섯 시간 여행을 기꺼이 감수하게 만드는 힘은 미황사 주변의 빼어난 풍광만은 아닐 것이다. 금강 스님은 주변 마을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선다. 학생 수 감소로 폐교될 뻔한 인근 서정분교(分校)를 살려낸 것이 대표적이다. 절 주변 주민들도 "미황사는 우리 고장의 보물"이라며 자진해 벌초해주고, 고향 어른들은 "부디 큰 도(道)를 이루어 부처님 되시길 바랍니다"라고 축원해준다. 좋은 인연과 감사의 동심원이 점점 넓어져 지금에 이른 것이다.

책을 읽으면 '행복' '편안' '따뜻함'이란 단어가 내내 머리를 맴돈다. '단순함의 반복이 나를 살린다' '한결같이 사는 일 그것이 수행이다' '첫 공부의 기쁨, 과거의 깨달음까지 모두 버려라' '몸을 쉰다고 마음이 편안해지지 않는다' 등 수행에 관한 글은 독자를 단숨에 고즈적한 미황사로 이끈다. 고교 시절 '불량 학생'으로 방황한 이야기, 행자 시절 어머니가 보내온 편지 봉투의 글씨체만 보고도 눈물 펑펑 쏟은 사연, 해인사 강원(講院)에서 상급반 선배와 다투고 절을 뛰쳐나왔던 일 등 좀체 꺼내지 않던 '허물'도 실토한다.

책을 관통하는 한마디를 꼽는다면 자기 자리에서 주인이 되라는 '수처작주(隨處作主)'. "우리가 존재하는 것은 지금 이 순간뿐"이고 "어제를 놓아야 오늘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여기서 주인이 되지 않으면 언제 어디서도 주인이 될 수 없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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