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면초가 안보 현실 보여준 美·中·日 頂上과 통화

      입력 : 2017.05.12 03:16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미 동맹은 우리 외교·안보 정책의 근간이었고, 앞으로 그럴 것"이라고 했고, 트럼프는 양국 관계를 '위대한 동맹' 으로 부르며 조기 한·미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이른 시일 내에 특사 대표단을 파견키로 했다. 이로써 탄핵으로 인한 한·미 간 소통 공백을 메우고 '사드 비용 10억달러' 논란 등 동맹 간 이견을 조정할 정상회담이 이르면 다음 달 열릴 가능성이 커졌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블룸버그통신은 "재협상 때까지는 한·미 간 사드 합의를 지키겠다"고 한 맥매스터 안보보좌관에 대해 트럼프가 크게 화를 냈다고 보도했다. 이런 상태에서 한·미 정상회담은 치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가 될 수 있다. 트럼프와의 회담은 문 대통령 앞에 놓인 가장 시급하고 중대한 문제다.

      중국 측은 문 대통령 당선을 반기는 기색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이례적으로 축하 전화를 걸어와 "(사드 관련) 중국의 중대한 우려 사항을 (한국이) 중시하고, 실질적인 행동을 취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북한의 추가 도발이 없어야 사드 문제 해결이 용이해질 것"이라고 답했다. 양국의 발표만 보면 마치 북이 추가 도발만 하지 않으면 중국 희망대로 사드를 철거할 것처럼 들린다. 만약 실제로 그렇게 된다면 북의 핵·미사일에 대한 군사 대비를 포기하는 것이 되며 외국이 우리 군사 주권에 개입하는 길을 열어놓는 선례가 될 것이다.

      문 대통령은 사드 및 북핵 문제를 논의할 대표단을 중국에 파견키로 했다. 한국에 배치된 사드는 종말 요격형으로 장거리 탐지를 목적으로 하는 일본 사드와는 다른 종류다. 그런데도 중국은 정작 일본엔 입을 닫고 한국에만 보복하고 있다. 우리 측의 설명엔 아예 귀를 닫고 있다. 대표단은 중국에서 사실을 사실대로 당당하게 설명해야 한다. 국제사회가 모두 지켜보는 민감한 상황임을 인식하고 책임 있게 행동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사드 보복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대표단은 중국의 치졸한 행태로 한국의 정책이 바뀌지 않는다는 점도 명백히 해야 한다.

      문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의 통화에선 예상대로 위안부 합의에 대한 이견이 노출됐다. 문 대통령은 재협상을 공약했으나 일본이 응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일방 파기하는 수밖에 없는데 그 경우 역풍이 클 것이다. 다만 문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가 양국의 발목을 잡아선 안 된다"고 언급해 여지를 남겨두었다. 한·일 관계는 한·미 동맹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가볍게 다룰 사안이 아니다. 모두가 새 정부의 큰 과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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