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야4당 당사 방문 '협치 시동'…"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부 20년 전체 성찰하겠다"

입력 2017.05.10 10:16 | 수정 2017.05.10 14:05

선거과정서 '당선된 날 야당 당사부터 방문하겠다" 약속 지켜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엔 "뿌리가 같은 만큼 특별한 협력 부탁"

문재인 대통령.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10일 서울 동작동 국립 현충원을 참배한 뒤 바로 야4당을 방문, 각당 대표들을 면담하며 국정 협력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가장 먼저 자유한국당 당사를 찾아 정우택 한국당 대표 권한대행과 만난 자리에서 “과거처럼 대립·분열하는 정치가 아니라 국민 앞에 하나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정치를 하자”고 했다.

이어 국회를 찾아 만난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에게는 “국민의당은 뿌리가 같은 정당이므로 더 특별한 협력을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여러 차례 “당선되면 바로 그날 야당 당사를 방문해 손잡고 함께 가겠다”고 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이 이날 야당 대표들을 먼저 만난 것은, 약속을 지킴과 동시에 협치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취임 직후 야당 지도부를 직접 찾아 국정 협력을 부탁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이철우 사무총장, 문재인 대통령,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이현재 정책위의장. /연합뉴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이철우 사무총장, 문재인 대통령,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이현재 정책위의장. /연합뉴스

문 대통령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26분쯤 서울 여의도 한국당 당사를 방문해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 등 한국당 지도부를 만났다.

정우택 권한대행은 “19대 대통령 당선을 축하드리고, 저희 당사까지 방문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선거에 아주 고생들 많이 하셨다. 한국당과 홍준표 후보에게 다시 한 번 위로 말씀 드린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선거에서 우리가 치열하게 했지만, 저는 이제 선거가 끝났으니 나라를 위해 함께 간다는 자세를 갖고 있다”며 “야당과 소통·대화·타협을 하며 국정 동반자로 가야 한다는 의미에서 야당 당사부터 방문했다”고 했다.

정 권한대행은 문 대통령에게 “대통령이 되셨으니 국민들이 불안하게 느끼는 안보관에 대해 (불안을) 해소해주길 바란다”고 했고, 문 대통령은 이에 “남북관계·안보문제 등 한국당에서 협력해주신다면 앞으로 잘 풀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안보 관련 중요 정보들을 공유해서 함께 (국정운영을) 해 나가자”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앞으로 (한국당이) 제1야당이니까 간곡하게 협조 요청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선거 과정에서 후보간 공통된 공약에 대해 입법 등을 통해 빨리 처리하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정 권한대행은 “인사가 만사라는 말씀이 있는데, 훌륭한 인사들이 적재적소에 갈 수 있는 인사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제가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 이명박·박근혜 정부 10년 등 20년을 전체를 놓고 성찰하는 자세로 해나가겠다"며 "국회도 정부를 견제하고 비판하는 기능도 살리면서도 국민을 위해 할 일은 함께해 나간다면, 상처가 깊은 국민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정치를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 수시로 우리 야당 대표들과 정책위의장도 모셔서 함께 논의하는 그야말로 협치와 소통을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어 국회에 마련된 국민의당·바른정당·정의당 당 대표실을 차례로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와 만나 “그동안 정권교체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했지만, 정권교체를 바라는 마음이나 이후 개혁과 통합의 면에서나 저나 안철수 후보나 민주당이나 국민의당이나 같은 목표를 갖고 있다”고 했다.

박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인해 상처받은 국민들을 대통령으로서 따뜻하게 감싸서 국민통합, 협치로 나아가 변화와 미래로 나아가는 대한민국을 만들길 바란다”며 “(국민의당은) 대통령과의 협력에 방점을 두고, 야당으로서 견제할 것은 견제하겠다”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나라가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민의당에 동지적 자세로 협력을 구하겠다”고 했다.

박 대표는 또 “아직 발표는 안 됐지만 거명되는 인사를 보니 아주 좋은 분들이 거명돼서 신선하게 느꼈다”고 했다. 이낙연 전남도지사를 총리 후보로 내정한 것을 가리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여러 번 약속드렸다시피 대탕평, 대통합 자세로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과 만나 “이번 대선에서 바른정당과 유승민 후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고, 보수가 나아가야 할 길을 잘 제시해줬다고 생각한다”며 “바른정당에서 도와주신다면 경제·안보 위기 등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바른정당이 당장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국민에게 많은 희망을 줬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주 권한대행은 “이제는 정말 내편 네편, 여당 야당 하지 말고 모든 국민을 하나의 대한민국 국민으로 보고 사랑하고 아껴달라”고 당부했다. 주 권한대행은 정무장관 신설, 개헌특위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와 만난 자리에서는 “정의당이 이번에 뜻을 이루지 못했지만 정의당의 가치와 정책 지향 등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데는 충분히 성공했다고 본다”며 “(문재인 정부는) 가치의 면에서는 (정의당과) 아주 많은 부분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노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정의당 사무실을 찾아준 첫번째 대통령”이라면서 “문 대통령 당선은 촛불의 승리이자 온국민의 승리다. 모든 국민을 보듬어 안는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제19대 대통령 취임선서를 하고, ‘국민께 드리는 말씀’ 취임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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