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재검토, 북한과 대화 모색… 햇볕정책으로 U턴할 듯

    입력 : 2017.05.10 03:04

    [문재인 대통령 당선]

    [문재인 정부, 이렇게 바뀐다] [1] 외교·안보 정책

    - 사드 배치
    '졸속' 인식… 결정과정 조사할듯… 사드 철수시키기는 쉽지 않아

    - 개성공단 재가동
    對北 대화·교류가 기본 철학… 남북대화의 첫 의제될 가능성

    - 위안부 합의
    '재협상하겠다' 공약 내걸어… 일본이 응할 가능성은 희박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외교·안보 정책은 큰 틀의 변화가 예상된다. 문 대통령 측은 "한·미 동맹을 기초로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실용적 노선을 취할 것"이라면서도,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주한 미군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개성공단 가동 중단, 한·일 위안부 합의 등을 가리켜 "외교·안보·남북 관계를 망친 사례들"이라고 비판해왔다.

    사드 배치 과정 조사할 듯

    당장 문 대통령의 기존 공약대로라면 사드 배치부터 문제가 생긴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은 그동안 "배치를 중단하고 다음 정부에서 국회 비준 동의를 거쳐 결정해야 한다"고 해왔다. 사드 배치 결정이 졸속으로 이뤄졌다는 인식이 워낙 강해 어떤 형태로든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미 초기 가동을 시작한 사드 포대를 실제로 철수시키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문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는 "우리가 사드 배치를 무조건 반대한다는 건 아니다"며 "북핵 상황의 변화를 가져와 사드 배치 명분을 약하게 하는 게 가장 원만한 해법"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는 전시작전통제권을 임기 내 미측으로부터 되돌려받는 방안도 추진한다. 박근혜 정부는 당초 2015년으로 돼 있던 전작권 전환 시기를 2020년대 중반 이후로 사실상 무기 연기했다. 박근혜 정부는 전작권 전환 조건으로 ▲북한 핵 위협 해소 ▲한국군 준비 완료 등을 단서로 달았는데, 문재인 정부는 이 조건들이 70~80%만 충족돼도 전작권을 전환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21개월인 군 복무 기간을 18개월로 단축하는 것은 단계적으로 추진해 가급적 임기 내에 완료하는 것이 목표다.

    햇볕정책 회귀… 개성공단 재가동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은 큰 틀에서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의 햇볕정책으로 회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 스스로 대담집과 여러 인터뷰에서 '햇볕정책 계승'을 예고해왔다. 이후 "북한이 핵실험을 하지 않는다면…" 등의 단서를 붙이긴 했지만 '제재·압박보다 대화·교류'라는 대북 정책의 기본 철학은 유지되고 있다.

    이 같은 입장은 '성공적인 외교·안보 정책은 남북 관계의 회복에서 시작된다'는 믿음에 기인한다. 문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는 "남북 관계가 꽉 막혀 있으면 미·중이 한반도 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우리의 입장을 존중하지 않는 구조"라며 "남북 관계를 열어 놓아야 미·중이 북한·북핵 문제를 다룰 때 우리와 협의할 공간이 생긴다"고 했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는 가급적 빨리 북한에 대화를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군사적 긴장 완화가 남북 교류·협력의 출발점이란 인식 아래 군사회담부터 제안하는 방안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개성공단의 재가동과 확장을 거듭 강조했다는 점에서 개성공단이 첫 남북 대화 의제가 될 수도 있다. 다만 문 대통령 측 관계자는 "작년 유엔 안보리의 결의 2270·2321호 채택 등 국제사회의 전반적인 대북 제재 기조로 인해 공단 조기 재가동이 생각만큼 쉽진 않다는 인식은 우리도 갖고 있다"고 했다.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 문 대통령은 최근 미 타임지 인터뷰에서 "북한 핵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김정은을 만날 용의가 있다"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교하고 효과적인 대북 정책이 나오려면 김정은에 대한 더욱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라도 김정은을 하루빨리 상대해야 한다"고 했다.

    위안부 합의는 재협상

    민주당이 공약집에서 밝힌 대미 외교 방침은 "군사동맹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바탕으로 전략적 유대를 강화하고 글로벌 차원으로 협력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도 지난달 본지 인터뷰에서 "이른 시일 내에 미국을 방문해 한·미 동맹을 재확인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 지지층 일각의 반미 정서로 인해 이 같은 방침이 얼마나 유효할지 미지수라는 전망도 나온다. 무엇보다 동맹의 가치보다 경제적 효용을 강조하는 미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 FTA 재협상을 요구하고 사드 비용 문제를 제기할 경우 한·미 관계가 어려움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한·일 관계에선 '12·28 한·일 위안부 합의'가 최대 쟁점 사안이다. 민주당은 공약집에서 "위안부 합의 재협상 등을 통해 피해자들이 인정하고 국민이 동의할 수 있는 수준의 합의를 도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외교가에선 일본이 재협상에 응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사드 배치 과정에서 급속 악화한 한·중 관계는 문재인 정부 출범을 계기로 어느 정도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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