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한반도에 도착한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CVN-70) 전단이 열흘째 동해에 머물며 우리 해군과의 연합 훈련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8일 확인됐다. 군 관계자는 "훈련 종료에 대한 얘기가 아직 없다"며 "이번 주 내내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와 함께 일본 요코스카(橫須賀)를 모항으로 하는 미 해군 7함대 소속 핵항모 로널드 레이건호(CVN-76)도 4개월간에 걸친 대규모 수리를 마치고 지난 7일부터 일본 동쪽 해역에서 시운전에 들어갔다.
웬만한 중소국의 해·공군력 전체와 맞먹는 전력을 갖추고 관할 해역을 끊임없이 순찰하는 미 항모 전단이 림팩(RIMPAC·환태평양합동군사훈련) 같은 다국적 훈련을 제외하고 특정국 해군과의 양자 훈련에만 열흘 이상 할애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훈련이 단순 훈련이 아니라 한국 대선(9일)을 전후한 북한의 추가 도발 등 북한의 오판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겠다는 미국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했다. 외교가에선 "중국을 미국의 북한 비핵화 전략에 동참시키기 위한 압박용 카드"란 해석도 나온다. 7함대 소속 핵항모 로널드 레이건호가 시운전을 마치고 순찰 임무에 복귀하면 한반도 주변에서만 미 항모 전단 2개가 기동하게 되는 셈이다. 다만 로널드 레이건 전단이 복귀하면 칼빈슨 전단은 3함대 작전 해역인 동태평양으로 돌아갈 예정이라 두 항모 전단이 동시에 한반도 주변에서 활동하는 기간이 그리 길진 않을 전망이다.
칼빈슨 전단은 지난 3월 19~25일 동해에서 우리 해군과 연합 훈련을 한 뒤 싱가포르까지 남하했다가 태평양사령부의 명령(지난달 8일)에 따라 호주 방문 일정을 취소하고 한반도에 재전개됐다.